4대 은행지주 작년 실적 전망, 줄줄이 하향 순이자마진 하락‧상생금융 비용에 실적 경고등올해 상황 더 악화, 홍콩 H지수‧부동산PF 복병
  •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생금융 비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충당금 등이 실적을 압박한 데 이어 올해 역시 홍콩H지수를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문제와 부동산 PF 등의 추가 부실 우려가 복병이 될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5조6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0.66%(1033억원) 감소한 숫자로 2022년 9.0%에 달했던 증가율에 비해 눈에 띄게 둔화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은행업종의 작년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줄고, 전분기보다 5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에서 11.5%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이 하향된 이유로는 은행권의 대규모 상생금융 지원액 증가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이 지목된다.

    은행권은 지난해 말 2조원 이상의 상생금융 지출을 예고했다. 주요 시중은행들마다 3000억원 안팎의 이자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돌려주는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시행 중이다. 

    고금리 수신경쟁 확대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줄어드는 점도 실적 하락의 주요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이 수신 경쟁에 따른 조달금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지난해 4분기 이자이익은 2022년 4분기보다 4.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 11월 평균 은행 예대금리차도 전분기대비 1bp(0.01%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홍콩H지수를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원금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올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은행권에만 1000억원이 넘는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국민 신한 하나 농협 등 4개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가운데 지난 12일까지 3년 만기가 된 2105억원어치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50.7%로 1067억원의 손실이 났다. 

    올 상반기에만 10조원 규모의 ELS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H지수가 이대로라면 결국 5조원대에 가까운 손실이 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금융당국이 이 상품에 대한 은행들의 현장 검사에 돌입하면서 향후 불완전판매가 입증될 경우 판매사가 손실액의 40~80%가량을 배상해야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부동산 PF 등의 추가 부실 우려도 복병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발 신용리스크로 현재 부동산 업계는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만기어음을 연장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GS건설을 비롯해 KCC건설,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등의 신용등급도 추락하며 위험신호가 커진 상황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는 정부 및 금융 당국의 정책 방향은 단기 실적 변동성을 높이고 있으며 부동산 PF와 같은 이연된 리스크도 마주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