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CFO 소집해 "배당 자제" 권고'고배당 유지' 외국계 보험사들 타격 불가피메트라이프, 작년 3087억 배당… 배당성향 6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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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트라이프생명
    그동안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왔던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의 배당 성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 측은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실적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건전성 관리를 해 달라는 주문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실적 면에서 IFRS17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국내 53개 보험사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 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3조 6613억원) 늘었다. 경영환경이 특별히 나아진 게 없음에도 단순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실적이 급등한 셈이다.

    보험업계 전반에 '배당 자제령'이 떨어지면서 당장 외국계 보험사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간 '국부유출'이란 비판을 감수하면서 고배당 정책을 고수했지만, 이번엔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외국계 보험사 중 배당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메트라이프생명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022년 실적 기준 중간배당(918억 6700만원)과 결산배당(2168억 6700만원)을 통해 총 3087억 3400만원을 미국 본사에 보냈다. 배당성향은 각각 65.79%, 60.89%에 달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작년 3분기말)이 282.42%에 달해 배당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221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라이나생명과 AIA생명은 2021년 실적에 대해 각각 1850억원(배당성향 68.9%), 700억원(39.81%)를 본사에 배당했다. 두 회사는 2022년 실적에 대해선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2023년 결산에선 배당 실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메트라이프생명과 마찬가지로 라이나생명과 AIA생명도 지급여력비율이 각각 317%, 234%에 달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은 그간 배당 면에서 당국 눈치를 덜 보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직접적으로 배당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에 쉽사리 (고배당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