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효과… 작년 4분기 적자 축소HBM-DDR5 등 고부가 제품 시장 공략상반기 재고 정상화… AI 수요 강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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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적자 탈출을 자신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 폭을 축소한 삼성전자는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4.8% 줄어든 6조5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4.3% 감소한 258조9400억원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7조7800억원, 2조82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3.8%, 34.4% 줄었다.    

    그럼에도 올해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여서다. 실제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폭이 줄어든 것이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적자는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는 -2조180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D램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D램 재고 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돼 지난해 4분기 D램 흑자전환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D램의 흑자전환 배경은 가격 상승과 감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대비 6.45% 상승한 1.65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5.38% 오른 이후 세 달 연속 가격 상승이다. DDR5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월보다 2.94% 오르며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33 달러로 전월(4.09달러)보다 6.0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9개월 만에 4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세 개 분기 연속 상승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는 전분기 대비 메모리가 회복세를 보였다"며 "고객사 수요 회복으로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그로스를 기록하고, 감산 정책으로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재고가 소진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분기 메모리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인식이 확산하고 재고 비축을 위한 수요도 발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비메모리 실적 개선도 적자를 줄이는데 일조했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엑시노스 2400'이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면서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파운드리는 3나노 및 2나노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첨단 공정 기반 사업을 확장해 고성능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 HPC) 중심으로 판매 비중 및 신규 수주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감산을 병행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메모리는 첨단공정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현존 최대 용량의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도입으로 고용량 DDR5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제고하고 차세대 HBM3E 적기 양산 및 하반기 12단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HBM 선도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AI 모멘텀을 활용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SoC ▲이미지센서 ▲LSI 등 각 사업별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3나노 GAA 공정을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2나노 공정 개발 등 첨단공정 개발을 지속하면서 AI 가속기 등 빠르게 성장하는 응용처 수주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시황 개선 속도가 빠른 D램 중심으로 재고 감소를 보이는 등 늦어도 상반기까지 재고 수준은 정상화될 것"이라며 "PC 및 모바일 경우 AI 온디바이스 확대로 출하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메모리 시장은 반도체 공급 측면에서 HBM에 설비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성 관점에서 여러 제약이 있어 공급이 수요를 밑돌 것"이라며 "당사는 그간 진행한 설비투자를 기반으로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