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 반등에 주요국 물가상승률 둔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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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물가 동인과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국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향후 물가 둔화 속도에 달린 만큼, 세계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 시점의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2월 경제전망 보고서 '최근 한국·미국·유로 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더뎌진 가운데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의 동인과 경기 흐름에 따라 둔화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물가 상승률은 정점부터 12개월 동안 에너지 가격 흐름이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공통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빠르게 둔화했다.

    그러나 이후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 때문에 라스트 마일(last mile, 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과정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순조롭게 수렴해갈 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 통화 긴축 정도의 차이는 대체로 국가별 누적 물가 상승률 차이에 비례했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경우 절대적인 정책금리 인상 폭은 미국·유로 지역에 비해 작았다. 이들 지역보다 공급망 차질의 영향이 적었던 데다 선제적 금리 인상, 양호한 노동 공급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이후 누적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낮았다.

    또 글로벌 물가 상승률은 정점 이후 12개월 동안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공통된 모습을 보였으나, 정점 12개월 이후인 지금은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견조한 고용 상황이 지속되면서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 목표인 2%로 향하는 마지막 단계(라스트 마일, last mile)에서 과연 물가가 순조롭게 수렴해 갈 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는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방 위험만 아니라 미국의 견조한 경기, 노동시장 상황, 우리나라의 높은 농산물 가격 수준과 누적된 비용 압력, 유로 지역의 높은 임금 오름세 등이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라스트 마일에서 물가 둔화 속도는 각국의 통화 긴축 기조 전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