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시너지 효과 낮다” 반대… 자금조달도 ‘글쎄’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의지 높지만 사모펀드는 부담이스타항공·에어로케이, 화물 항공운항증명(AOC)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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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의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유력후보로 꼽혔던 제주항공의 인수의지가 강해보이지 않는데다 여타 적격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등이 걸림돌로 지적되면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과 매각 주관사 UBS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상태다. 

    인수 희망사들은 향후 6주 남짓한 시간을 갖고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에 대한 실사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정이다.

    얼핏 보면 나쁘지 않은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새주인 찾기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제주항공은 경영진들이 일찌감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커머스 시장의 소형 화물을 중심으로 화물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항공과 대형 화물을 영위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자금력도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3500억원 수준이고 부채비율도 473%에 달해 모회사의 자금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 애경그룹 계열사들이 금융사에 담보로 맡긴 제주항공 지분은 45.22%으로 약 3100억원에 달한다. 캐시카우인 제주항공으로 유통 계열사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 이에 그룹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흥미가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인천은 항공화물 면허 보유하고 있고 인수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사 각각 사모펀드 JC파트너스, 소시어스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인수금액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의 현금성 자산은 2022년 기준 각각 492억원, 185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이 보유 중인 부채 1조원과 함께 매각 주정 5000억~7000억원, 여기에 더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대다수가 30년 이상 된 노후 기종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 비용까지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대주주가 사모펀드인만큼 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추후 재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는 화물 항공운항증명(AOC)가 없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에 참여하려면 면허를 따야한다. 

    다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면허를 따더라도 아직까지 적자를 이어가는 등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인수후보군으로 낙점되긴 어려워 보인다. 

    에어로케이의 경우 대한항공과 개별협상을 위한 물밑접촉을 진행 중이다.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못했으나 본입찰에는 참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에어로케이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로 인천공항 진출은 물론 지방 공항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은 과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도 강한 의지와 시너지를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참 낮을 가격을 써내 시장의 의구심을 샀다”면서 “과거보다 자금 사정이 더욱 나빠진 상황에서 과연 진정성 있는 완주가 가능할지 미지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