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집중투표제 두고 주총 복잡해진 경우의 수작년 FCP 최다 득표는 46.2%… 기업은행 6.9%가 변수로총 3명 후보 중 2명만 가결, 사외이사 자리 두고 다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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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예정된 KT&G의 정기주주총회는 전례 없이 치열한 표대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PC)와 최대주주 기업은행이 각기 다른 이해관계로 KT&G 이사회의 주총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고하면서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특히 KT&G의 집중투표제에 따라 누가 선임되는지의 표대결은 경우의 수가 부쩍 늘었다.19일 KT&G 등에 따르면 이번 제37기 주총은 전례 없이 복잡한 표계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인이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특성상 지배 주주가 없어 주주의 표심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관전포인트는 주총 의안 제3-3호의 사외이사 후보 손동환 성균관대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표결의 통과여부다. 손 교수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다. 이 결과에 따라 KT&G 이사회가 추천한 제3-1호의 대표이사 후보 방경만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제3-3호 임민규 KT&G 사외이사의 재선임안이 각각 영향을 받게 된다.두 의안 모두 집중투표제로 진행되는 만큼 변수는 적지 않다. 집중투표제는 보통주 1주에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인정하는 제도다. KT&G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각 1명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하게 되기 때문에 총 2표가 주어진다. 주주가 주어진 표를 중복으로 몰아줄 수 있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에게 더 유리하다.FCP가 이상현 FCP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가 철회한 이유도 이 집중투표제 때문이다. 주주의 표가 분산돼 KT&G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되는 것보단 기업은행 추천 사외이사로 ‘단일화’ 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 ISS도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 후보에 몰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상황.물론 ISS는 지난해에도 FCP의 안건에 손을 들어줄 것을 권고했지만 결과적으로 KT&G 이사회가 표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올해 달라진 점은 지난해 중립을 지켰던 기업은행이 KT&G 이사회에 공공연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6.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기업은행은 방 사장, 임 사외이사의 선임 등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이로 인해 상황은 작년과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주총 당시 FCP가 제안한 의안 중 가장 높은 표를 받았던 ‘평가보상위원회 관련 규정 개정 및 시설’에 대한 정관 변경의 건은 찬성률이 46.2%에 달했다. 당시에는 결과적으로 부결됐지만 KT&G 이사회와의 표차 7.6%를 고려하면 기업은행의 변심으로 올해는 판이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경우의 수는 많다. 기업은행, FCP 등이 손 후보를 사외이사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방 사장 후보의 선임이 부결되는 것은 아니다. 3인의 이사 후보 중 2인을 선임해야하는 방식인 만큼 정족수만 확보된다면 손 후보 추천안이 가결되고 방 사장 후보도 가결되는 상황도 존재할 수 있다. 이 경우 KT&G 이사회가 추천한 임 후보가 추천안이 부결되게 된다.반대로 KT&G 이사회의 안대로 방 사장 후보와 임 후보가 각각 선임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에도 KT&G 사장 선임에 반대하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표대결에 밀려 패한 바 있다.업계에서는 집중투표제의 특성상 방 사장 후보의 선임을 유력하게 점치면서도 사외이사 후보 자리를 두고 기업은행, FCP와 KT&G 이사회안이 충돌할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KT&G 이사회 추천 사장 후보가 부결됐던 전례가 없던 점을 고려했을 때, 방 사장 후보가 가결되고 남은 사외이사 자리 하나를 두고 치열한 표대결이 진행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