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제당 3사' 현장 조사과도한 인상 살펴보기 … 최근 설탕 가격 20% 이상↑政, 장바구니 물가 잡기 총력 … 식품업계 "공감하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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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개 업체에 조사관을 보내 설탕 판매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진 이들이 설탕 가격을 지나치게 올렸는지 살펴보기 위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설탕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 이를 원료로 쓰는 과자·빵·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이런 움직임은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한 범정부 대응으로 해석된다. 공정위는 올해 업무 추진계획에서도 국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의·식·주 분야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과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2%, 지난 1월 2.8% 이어오던 둔화 흐름이 멈추고 다시 반등하면서 물가당국의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가공식품도 2021년 11월 이후 26개월간 전체 평균치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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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부의 가격 안정 지원들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현장을 확인하고 점검하겠다"며 "과도한 가격 인상, 담합과 같은 시장 교란 행위와 불공정 행위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식품업계에 가격 인하나 동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기획재정부도 지난 13일 CJ제일제당·SPC삼립 등 19개 주요 식품 기업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면서 "주요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가공식품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데 대해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식품업계는 정부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노골적인 가격 인하 압박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가격정책이 달라 상황이 다르겠지만, 대부분 기업은 정부 물가안정 기조에 따라 물가 상승 부담을 오랜 기간 감내해왔다"면서 "원재료, 인건비 상승 등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계속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다음 달 1일부터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인하한 것은 최근 10년 이내에는 처음이다. 이는 정부의 물가안정 관련 협조 요청에 따른 조처로 읽힌다.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사·대한제분 등 주요 제분업체도 잇따라 밀가루 가격 인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