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7분기만에 흑자전환AI특수 올라타… HBM 실적 개선삼성, 1분기 반도체 흑자… 영업익 최대 7조 전망글로벌 D램, PC와 스마트폰도 수요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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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도체 기업들에 봄이 찾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2024회계연도 2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5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마이크론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AI 칩 수요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엔비디아 효과가 컸다. 

    마이크론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제품인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분기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투자도 점차 고용량, 고대역으로 진화하면서 업황 회복에 힘을 실었다.

    마이크론은 "AI가 제공하는 향후 수년간의 기회에서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계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 실적을 주목하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메모리 3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업계의 실적 바로미터로 통한다.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흑자 기지개를 켠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폭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분기 메모리 사업의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선 D램 사업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낸드까지 회복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실적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실적과 관련 "1분기 반도체 사업은 흑자로 돌아섰고 내년부터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다시는 지난해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조~7조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예상대로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2조8200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오른 성적을 거두게 된다.  

    이 같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인 수요 회복과 함께 엔비디아에 HBM 공급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4' 둘째 날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의 HBM 공급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CEO는 "삼성의 HBM을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테스트하는(qualifying) 상황이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황 CEO가 삼성 HBM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삼성과 엔비디아의 협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지난달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HBM3E 12단 제품을 올 상반기 중 양산하게 되면 HBM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 CEO는 "(한국기자들은) 삼성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잘 모른다"며 "삼성은 매우 비범한 기업"이라고 말하며 삼성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수요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주춤했던 서버 업계가 AI(인공지능)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재개하면서 D램 수요를 이끌고 있다. 구글·MS(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 확대를 밝힌 상태다. 올해 빅테크 업체 14개사의 설비투자 증감율은 18.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PC와 스마트폰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며 올해 4.5% 성장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에 이어 올해 1분기 낸드 시장도 안정되면서 메모리반도체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며 "1분기 실적 개선폭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