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물류사에 입찰 제안 요청서 송부… “경쟁입찰 하기로”업계 “현행과 같이 CJ대한통운 중심되는 다자계약 방식 유력”‘도착 보장’ 인프라 보유·계약 변경시 물류 안정화 3~4개월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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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최근 국내 택배·물류업체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CJ대한통운과의 결별설이 돌고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의 물류동맹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배송 서비스 개선에 공을 들이는 알리 입장에서는 CJ대한통운의 ‘도착 보장 서비스’ 등을 대체할 사업자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오는 5월부터 내년 5월까지 1년간 통관과 택배를 맡길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국내 주요 택배·물류사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보냈다.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경쟁 입찰을 진행하기로 한 영향이다.

    알리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택배업계 1위 사업자인 CJ대한통운과 수의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가운데 CJ대한통운과 알리의 계약은 5월까지 통관계약, 6월까지 택배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알리의 국내 택배물량은 CJ대한통운이 약 80%, 나머지는 ㈜한진이나 우체국택배 등이 처리하는 다자계약 형태다. 물류 과정에서 나오는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사전에 통제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소화한 알리익스프레스 물동량은 1분기 346만 상자, 2분기 531만 상자, 3분기 904만 상자 등이다.

    이 같은 이야기가 돌면서 CJ대한통운의 주가는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 21일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6% 내린 12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알리의 한국 물류 인프라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CJ대한통운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만큼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알리가 물동량을 조정하거나 단가협상을 달리할 수는 있어도 CJ대한통운과의 주계약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와 같이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한 다자계약 형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알리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가격과 배송품질이다. 특히 과거 2주 가량 소요됐던 배송이 5~7일까지 줄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늘었다. 알리가 고객에 약속한 ‘5~7일 배송 서비스’, ‘도착 보장 서비스’ 등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곳은 CJ대한통운 뿐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물량의 대부분을 CJ대한통운이 담당하고 있는 점 또한 이 같은 물류능력에 기인한다. 

    또한 주계약 업체를 바꾸는 경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주계약 변경에 따라 구축해야 할 물류설비, 시스템 안정화 등에 최소 3~4개월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다자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곧 진행될 경쟁입찰에 여러 업체가 등장할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알리 입장에선 국내 물량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까지 바꿔가며 2, 3위 업체를 주계약자로 올리기 쉽지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CJ그룹과 알리가 최근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양사 물류동맹 유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알리가 운영하는 한국 브랜드 전용관 ‘K-베뉴’에 공식 스토어를 열고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 대표 제품 판매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알리의 장기적인 한국 내 물류 네트워크 운영 계획을 감안하는 경우 CJ대한통운과의 우호적 관계를 오히려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대한통운도 알리와 현재도 지속적으로 국내 물류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입찰에서도 CJ대한통운이 주요 배송사의 위치를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소형택배에 특화한 멀티포인트(MP) 네트워크, 메가 허브 터미널의 경쟁력, 통관 시스템을 보유한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을 따라오기는 역부족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