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입사 4명 중 1명 경력직업무경험 중시… 수시채용 ↑뽑았더니 조기퇴사… 미충원 공포
  • ▲ 채용공고 보는 청년들ⓒ연합뉴스
    ▲ 채용공고 보는 청년들ⓒ연합뉴스
    기업들이 신규 입사자를 채용할 때 일정 경력을 지닌 '중고신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4명 중 1명(25.7%)은 경력을 가진 신입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22.1%보다 3.6%p 증가한 수준이다.

    중고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3년이었다. 1~2년이 52.6%로 가장 많았고, 6개월~1년(32.8%), 2년~3년(6.0%), 3년 이상(5.2%), 6개월 미만(3.4%) 순이었다.

    한경협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업무에 즉시 투입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규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으로 직무 관련 업무경험(23.5%)을 꼽았고,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20.8%), '전공과 직무 간 관련성'(19.3%) 순이었다.

    대규모 정기채용보다 수시채용이 늘어난 것도 트렌드다. 응답기업 10곳 중 6곳(58.5%)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보다 1.4%p 증가한 수치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2.3%였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41.5%였다.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기업들은 전체 채용계획 인원 중 절반 이상(53.2%)을 수시채용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공개채용 선발 비중(46.8%)보다 6.4%p 높은 수준이다.
  • ▲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중 중고신입 경력 기간(%)ⓒ한국경제인협회
    ▲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중 중고신입 경력 기간(%)ⓒ한국경제인협회
    채용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AI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 비중은 40.7%로 이 중 이미 AI를 활용 중인 기업은 22.0%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25.4%)에 비해 15.3%p 증가한 수준이다.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문은 62.3%가 서류전형이라고 답했다. 이어 실무면접 및 토론 단계(29.5%), 임원면접(8.2%)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양질의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선별하기 위해 채용 과정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추세"라며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의 구직은 계속 힘들지만, 기업 역시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고 정작 찾은 인재도 조기 퇴사하는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27.2%)을 불만으로 가장 많이 꼽았고, 채용 후 조기퇴사자 발생(24.9%), 채용과정에서 이탈자 발생(21.1%) 등의 순으로 답했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채용하지 못한 인원(미충원 인원)은 2만3000명으로 2020년(1만3000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인인원 중 미충원인원 비중은 4.6%에서 6.7%로, 2.1%p 늘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수시채용 확대, 중고신입 채용 확대, AI 기술 도입 등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며 "규제 완화, 고용 증대 기업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기업 현장에 적합한 인재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