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설비투자 전월比 10.3% 급증 … 9년여만에 최대폭반도체 및 운송장비 투자 급증 '경기회복' 기대감 키워올해 10대 제조기업 110조원 투자 '회복 기대감'서 비롯
  • ▲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 전시관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 전시관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전(全)산업 생산이 4개월째 증가흐름을 보인 가운데, 설비투자가 두자릿수 증가율로 크게 오르자 경기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산업과 수출 호조가 이어져 관련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3.1% 줄었지만, 전(全)산업 생산은 1달 전보다 1.3%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10.3% 급증했다. 생산은 4개월째 상승흐름이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4년 11월(12.7%) 이후 9년3개월 만에 가장 크다.

    경제의 세 축 가운데 소비는 주춤하지만 생산과 투자가 상승 곡선을 그리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의 큰 증가율이 눈에 띈다. 흔히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제조업 평균가동률과 '설비투자' 동향을 보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가 보이면 기업들은 앞다퉈 설비 투자에 나선다. 당국은 오랜 시간 침체를 겪던 반도체 시장이 최근 살아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판단이다. 설비 투자 중 반도체 제조용 특수기계와 관련된 기계류 설비투자가 6.0% 증가한 것이 근거다.

    또 국내총생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증가세도 한몫했다. 2월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는 전월 대비 23.8%나 급등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반도체 호조와 대중(對中) 무역수지 개선 등으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며 제조용 기계, 특수기계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또 물동량 확대 영향으로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10대 제조업 기업이 올해 110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경기회복'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 나온다. 지난달 7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10대 제조업 대표가 참석한 '산업투자전략회의'에서 공개된 내용이다. 

    안덕근 장관은 당시 "투자는 일자리 창출, 신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 등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경제 활력 회복의 핵심 요소"라면서 "올해 우리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장관을 비롯한 산업부 전체가 발 벗고 나설 예정인 만큼 우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개발(R&D) 투자에 31조1000억원, 경상투자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에 1조6000억원을 각각 집행하기로 했다.

    LG그룹도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미래 기술 분야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100조원은 LG의 글로벌 총 투자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구광모 회장이 내세운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실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설비투자와 산업 생산 증가세로 경기 회복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우리 경제는 생산·수출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신산업 중심 투자확대 계획 등이 상방요인이 있다"며 "민생·내수 취약부문으로의 회복세 확산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