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이어 개원가도 '주 40시간' 근무의대증원 철회 요구한 의협 비대위, 준법진료 선언 자발적 동참 유도… 참여율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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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탓으로 충청북도 보은에서 도랑에 빠진 생후 33개월 아기가 상급종합병원 이송을 거부당한 끝에 숨지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4월부터 대학병원 교수에 이어 동네의원 원장도 진료 축소를 강행한다.31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이제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는 준법 진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이날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 결정된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교수는 "몇 가지 제안을 검토한 결과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를 시작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의협 차원에서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전에도 나왔던 얘기인 만큼 준비하고 계셨던 분들도 있다"이라며 "많은 회원들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던 의견"이라고 했다.의협 차원의 야간·주말 진료 축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개원가에서 자발적으로 야간·주말진료를 점차 축소해 나가 주 40시간만 근무하는 방안이 거론됐다.직장인들은 근무가 끝난 저녁 시간대나 주말을 이용해 진료는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대처할 의원급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진료 시간 내 비대면진료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됐다.특히 의대 교수들도 전국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주 52시간 진료 축소를 결정한 상태인데 동네의원 원장까지 주 40시간 근무를 선언해 환자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이와 관련 임현택 회장 당선인은 "진료 단축을 넘어 집단 휴진 등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된다"며 "대통령과 양당 대표 등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의대증원 철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처럼 의료계가 날 선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의료대란으로 인한 뺑뺑이 사망사건이 발생했다.3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0분께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서 생후 33개월 된 A양이 주택 옆 1m 깊이의 도랑에 빠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아버지에게 구조된 A양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보은의 모 병원으로 옮겨졌고, 응급치료 끝 같은 날 오후 5시 33분께 맥박이 돌아왔다.병원은 A양의 상태가 심장이 다시 뛰어 혈액이 도는 자발적순환회복(ROSC)에 이른 것으로 판단해 추가 치료를 위한 상급종합병원 이송을 추진했다.이를 위해 병원 9곳(충북 1곳, 대전 3곳, 세종 1곳, 충남 2곳, 경기도 2곳)에 전원을 요청했으나 병상 부족을 이유로 이송을 거부당했다.결국 A양은 오후 7시께 다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약 40분 뒤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