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D램 평균 가격 하락낸드도 보합세… 완전한 수요 회복 '아직은'2분기 이후 '상승 사이클' 기대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완전한 호황기에 들어서기도 전에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IT 수요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못한 영향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과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나란히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완연한 반도체의 봄이 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최근 2개 월 연속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29일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전월과 같은 1.8달러였다. 지난 1월 9.1% 상승을 끝으로 제자리 걸음을 이어왔다.

    2분기에는 소폭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본격적인 '메모리의 봄'이 왔다고 단언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엔 PC D램 모듈과 칩 가격이 전 분기 대비 3~8% 가량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여전히 PC 제조사들이 높은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재고 비축 수요도 크게 늘지 않는 등 수요단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들었다.

    범용 낸드(128Gb 16Gx8)도 3월 기준 전월과 동일한 4.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되살아난 낸드 가격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3월 처음으로 보합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업체들의 공급량 증가로 일부 제품이 상대적으로 가격 약세를 보였다"고 평하면서 낸드 기반의 보조 저장 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은 이보다 나았고 앞으로도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먼저 판매에 날개를 단 HBM(고대역폭메모리)와 같은 고부가 D램에 이어 AI(인공지능) 투자 붐에 따른 수요 확대 효과가 범용 메모리에도 확산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새로운 캐시카우의 등장에 기존 주력 제품 수요까지 늘면 올해부턴 본격적인 메모리 시장 업턴에 들어설 것이라는게 업계 전반의 전망이다.

    하지만 1분기 다소 주춤해진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가 결국은 수요단의 부진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무시하긴 어려워보인다. 아직까진 메모리의 봄이라고 할 정도로 범용 수요가 되살아나진 않았다는 시그널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는 "메모리 공급 제약이 강력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세는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고객사와 가격 협상은 반도체 기업들의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평했다.

    결국은 아직은 일반 소비자들이 IT 기기를 구매할 여력을 아직 회복하지 않았고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이 매체의 결론이다.

    다행히 2분기 이후에는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D램 제조사들이 2분기 이후 수요 흐름에 대비해 비트 출하량을 줄일 수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예상했다. 낸드는 지난해 D램보다 불황이 골이 깊었고 가격 상승 여지가 더 큰 상태라 올해는 업황 전반의 회복과 함께 낸드가 D램 대비 더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