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배럴당 90.72달러…5개월만 최고수준이스라엘, 이란영사관 공격…군고위직 7명 사망 시멘트원료 유연탄값 3.3%↑…자재값 상승전망 "연초 안정세였는데…지금은 공사비 오를 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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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5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건설자재값이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날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직전일 대비 1.37달러(1.53%) 오른 배럴당 90.7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9일 92.38달러이후 약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두바이유는 직전일 대비 0.15달러 상승한 89.6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1.16달러 오른 86.59달러를 기록, 90달러에 육박했다.이스라엘·하마스분쟁과 후티반군 홍해봉쇄로 얼어붙은 중동정세는 이스라엘의 이란영사관 공격으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지난 2일 이스라엘은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옆 영사관건물에 미사일공격을 가했다. 이공격으로 이란 군고위 관계자 7명이 사망했고 이란은 즉각 보복을 예고했다.유가 추가인상 가능성에 건설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통상 유가가 오르면 중동국가들 사업발주와 해외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당장 자재값 인상을 초래해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실제로 유가인상 여파로 시멘트 제조원료인 유연탄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한국광해광업공단 '주간 광물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넷째주 유연탄가격은 t당 129.48달러로 직전주 125.38달러 대비 3.3% 상승했다. 급격한 유가인상에 중국 석탄감산이 더해지면서 유연탄가격이 오른 것이다.이는 레미콘과 시멘트가격 상승에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레미콘업계는 앞선 지난 2월 수도권 레미콘 공급가격을 루베(㎡)당 5만8700원에서 9만3700원으로 올린 바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2020년대초반엔 철근 등 금속재가격이 크게 뛰었고 2년전부터는 레미콘·시멘트가 자재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며 "자재값이 계속 오르니 공사를 수주해도 수익은 덜 남고 조합·발주처와 갈등만 불거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최근 3년간 주요건설사 레미콘·시멘트 매입비용이 가파르게 뛰었다.예컨대 현대건설의 레미콘 매입비용은 루베당 △2021년 6만8525원 △2022년 7만7200원 △2023년 8만7300원으로 급증했다. 시멘트비용도 t당 6만7250원에서 9만9000원으로 47.2% 뛰었다.같은기간 대우건설도 레미콘비용이 7만1000원에서 8만8700원, 시멘트는 7만2000원에서 10만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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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추가인상이 예고되면서 건설사들 고민도 깊어졌다.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기본형건축비와 아파트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미분양리스크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결과 2월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분양가는 3.3㎡당 378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1.99%, 전년동월대비 24.18% 오른 액수다.같은기간 수도권 분양가도 3.3㎡당 2137만원에서 2564만원으로 20% 가까이 뛰었다.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은 매수세를 위축시켜 미분양물량을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국토교통부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4874가구로 3개월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준공후미분양도 1만1867가구로 지난해 8월이후 7개월째 늘고 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자재값이 조금씩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였는데 유가인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며 "현재로선 공사비가 더 오를 요인만 보인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정부가 미분양해소나 공사비갈등 조정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선 별다른 체감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올하반기까지 공사비압박과 미분양증가, 수익률감소가 지속되면 중견사는 물론 대형사도 적잖은 재정부담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