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톤당 9484.5달러… 14개월 만에 최고치 달성주요생산국 감산 가능성↑… 데이터센터 등 수요 견조LS전선·LSMnM, 구리 가공제품 생산·판매에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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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 가격이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면서 LS그룹의 실적과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LS그룹 주력계열사들은 구리 가공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어 매출과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톤당 9484.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릿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칠레 등 주요 구리 생산국의 감산 가능성 때문이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 업체인 칠레 국영 코델코는 25년 만에 최저 생산량을 기록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카모아·카쿨라 광산의 생산량도 감소했으며, 아프리카 잠비아의 가뭄도 공급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최근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원자재 시장 분석가들은 당분간 국제 구리 가격이 상승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톤당 9150달러 수준인 구리 가격이 연내 1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AI발(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기반시설)가 늘어나는 등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최근 “광산 공급 차질로 70만톤의 부족이 예상되고, 이는 정제 (구리)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3분기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1만200달러에 달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의 상승으로 LS그룹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 보고 있다. L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S전선과 LSMnM이 구리 가공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어서다. ㈜LS는 LS전선 지분 92%, LS MnM의 경우 100%를 보유하고 있다.

    LS전선은 전력선과 통신 케이블 등 각종 전선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LS니꼬동제련은 전기동을 만든다. 전기동은 전기 전도율이 높아 전선 산업의 기초소재로 활용한다.

    이들이 만드는 구리 가공제품은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을 기존보다 비싸게 팔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실제  LS전선의 지난해 구리 매입 가격(국내 기준)은 t당 1121만원으로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그러나 전력선 평균 수출 가격은 t당 3481만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실적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2년부터 상승세를 띄고있다. LS그룹의 지주사인 ㈜LS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24조4807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영업이익도 61% 늘어난 9017억원을 달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LS의 매출이 25조2676억원, 영업이익은 945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S 주가도 이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 거래일 11만1100원에 장을 마감했던 LS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11만24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1300원 오른 수준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S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 최근 구리가격 상승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한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목표주가는 기존 11만5000 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