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여파1, 2위 삼성-SK도 가격협상 일시 중단최대 8% 예상의 2~3배 전망삼성 SSD 인상 예고에 낸드 가격도 꿈틀
  •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지난 3일 발생한 대만 지진으로 D램 3위인 마이크론이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대열에 동참하게 되면 2분기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D램 가격이 지진이라는 변수를 만나 지난 1분기처럼 두자릿수대 가격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11일 디지타임스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고객사들에 2분기에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순차적으로 25% 이상 인상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를 두고 반도체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지난 3일 대만 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를 메모리 가격에 반영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이지만 생산공장의 60% 가량을 대만에 두고 있고 삼성, SK하이닉스 등 D램 3사 중 유일하게 대만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이번 지진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춘 바 있다.

    대만 내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타오위안과 타이중에 두고 있는 마이크론 반도체 생산시설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생산 가동 중단 이후 복구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을 하는 상황이다.

    대만 지진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협상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들은 마이크론과 달리 이번 지진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메모리 시장 전반의 공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일시적으로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시장 전문가들도 대만 지진 이후 메모리 반도체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지진 전에만 해도 1분기에 비해 2분기엔 수요 증가세가 약해 가격 상승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지만 지진으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 1분기 대비 주춤해져 3~8%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D램 공급사들의 재고 정리 노력에도 아직 재고가 정상범위에 도달하지 못했다"라며 "올해 수요 전망이 여전히 약하고 지난해 4분기 이후 공급사들의 가격 인상이 재고 재입고 모멘텀을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만 지진 이후 시장에선 2분기 D램 가격인상률이 1분기에 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다시 기울었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가격 영향에 대한 전망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ASP가 15%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황민성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원래 1분기 메모리 가격이 15~20% 상승이라면 2분기는 10%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또 다시 2분기에 15~20% 또는 이를 넘어서는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최근 대만 지진으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용인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 피터 리도 대만 지진 이후 내놓은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1분기 대비 두자릿수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과 함께 낸드플래시인 SSD 가격 인상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에 마이크론이 D램과 함께 SSD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에는 지진 영향보다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의 가격 동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기업용 SSD 가격을 2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반 SSD는 여전히 수요 침체 골이 깊지만 기업용 제품은  AI(인공지능) 투자가 이어지며 스토리지용 낸드의 경우 기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에서 SSD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 영향이 가격에 반영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