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용인시에 통합 연구소 완공… 맥주·소주 연구소 일원화기존 제품 외 청주·위스키 제품 개발도 집중발효·증류·숙성 등 주류 연구부터 신소재 등 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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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용인시에 신축 중인 통합 연구소를 통해 주류 뿐만 아니라 기초연구와 식음료 안전 분야, 신소재 개발 분야를 확장할 것”1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만난 전장우 연구소장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맥주와 소주 인력을 통합 운영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하이트진로 연구소는 주류업계 최초로 1974년 설립된 진로연구소와 1994년 영등포에서 출범한 하이트연구소로 2011년 합병됐다. 이후 청주 공장과 홍천 공장에서 현재까지 이원화 운영되고 있다.전 소장은 “현재 분석과 연구 등 연구소의 역할이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다”면서 “한 조직이긴 하지만 (연구소간 거리가 있다보니) 시료 이동 등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이러한 점은 통합 연구소를 통해 해결될 전망이다. 신설 연구소 발족 후 시너지를 위한 조직 개편은 물론, 소주와 맥주 외에도 지금까지 하이트진로가 선보이지 않았던 청주와 위스키 등 다른 주류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도 이어간다.특히 연구소의 핵심으로 꼽히는 ‘관능 패널’도 통합 운영하게 된다. 이는 관능검사를 전담하는 인력으로, 식품과 물질의 특성을 시각·후각·미각·촉각·청각으로 감지되는 반응을 측정해 분석 내지 해석하는 부문이다.전 소장은 “연구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실 훈련된 관능 패널을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훈련 시스템을 통해 우수한 관능을 유지하고, 분기별로 시험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렇게 확보한 관능을 기반으로 데이터화해 신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에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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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연구소는 그간 제품에 적용된 특별한 기능들을 모두 만들어왔다. 스테디셀러 제품 ‘참이슬’의 핵심인 대나무숯 여과 공정을 통한 흡착·탈취 효과를 확인해 적용시켰으며, 2019년 출시한 테라는 저온 발효 기술을 적용하고 발효 중에 나오는 탄산 농도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특유의 조밀한 거품과 청량감 있는 탄산을 만들어냈다.지난해 선보인 켈리 역시 전작인 ‘맥스’보다 조밀한 거품과 강렬한 탄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올몰트 제품이다. 맥스의 경우 시트러스한 호프 향을 강조했다면, 켈리는 맥아 본연의 풍미를 강조했다.‘일품진로’로 대표되는 증류식 소주 연구도 강화한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진로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증류식 소주를 출시했지만, 1965년 정부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을 이용한 소주와 막걸리 양조가 금지되면서 희석식 소주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후 규제가 완화되면서 하이트진로는 2007년 일품진로 이후 현재 프리미엄 한정판을 매년 출시하고 있다.전 소장은 “향이 강한 첫술과 잡미가 묻는 끝술을 버리고 향과 풍미가 뛰어난 중간 증류 원액만 사용해서 증류식 소주를 제조한다”면서 “또 증류 과정에서 감압증류로 열변성을 최소화해 깔끔한 향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고품질 증류식 소주를 만들기 위한 쌀 입국은 물론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전용 효모 개발을 통해 발효를 제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발효 환경을 조성하고 저온 발효화 숙성을 통해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하이트진로는 통합 연구소를 통해 발효·증류·숙성 기술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전 소장은 “현재 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주류의 식품 소재 개발과 부산물 활용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설계하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