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3세 비상장사 제때, 작년 매출 역대 최대 경신김호연 회장 장남 김동환 사장 승진… 경영일선 등장제때, 외부 매출 늘며 빙그레 의존도 25%로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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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그레 3세의 경영승계의 핵심으로 꼽혔던 냉장·냉동 물류사 제때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때가 빙그레 매출 비중을 25%까지 낮추면서 증여세 과세 기준 안으로 진입했다.

    이는 김동환 빙그레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 사장이 최근 승진을 통해 경영행보를 본격화 한 것과 맞물려 경영승계의 시그널로 해석되는 중이다. 빙그레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빙그레 3세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룹 의존도 낮추기와 제때의 기업가치 상승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12일 제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01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41.1% 신장한 규모다. 지난 2018년 매출이 1746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년만에 매출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영업이익은 운송비, 수수료의 증가로 인해 전년 보다 29.1% 감소한 52억원에 그쳤지만 여전히 알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때는 지난해 총 2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9억원 규모의 주식배당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컬리 등에서 냉장·냉동식품 배송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콜드체인 물류 시장 자체가 넓어졌다”며 “지난해 제때의 성장에도 크게 증가한 냉장·냉동 수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빙그레 3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김 호연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이 지분 33.34%를 보유 중이고 장녀 김정화 씨와 차남 김동만 씨가 각각 33.3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빙그레 3세는 이 외에 빙그레 및 계열사 지분이 전무하다. 이 때문에 제때의 기업가치 상승은 빙그레 승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빙그레 3세들이 제때를 통해 빙그레 지분 확보의 기반으로 사용하리라는 관측이다. 

    공교롭게도 빙그레의 3세 시대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김동환 사장은 지난달 본부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중이다. 그가 지난 2022년 1월 처음으로 임원 승진한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승진 속도다.

    여기에 맞춰 제때가 두자릿 수 성장을 시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동안 제때는 빙그레의 빙과 물류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왔지만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부담을 털기 위해 그룹 외부 매출 비중을 높이는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이에 대한 성과가 본격화되던 시기다. 실제 지난해 제때의 빙그레 계열사 매출은 1003억원 규모로 전채 매출에 25.0%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의 빙그레 계열사 매출 비중 32.3%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국세청은 오너일가 개인회사의 일감 몰아주기 매출 비중이 30%를 초과할 경우 증여세를 과세하는데, 제때는 처음으로 이 기준을 통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때의 계열사 매출비중이 줄어들면서 오너3세가 비상장 개인회사를 통해 그룹 매출에 의존해 기업가치를 올렸다는 지적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며 “오너3세의 경영일선 등장과 함께 경영승계 작업도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로선 김동환 사장 등이 제때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빙그레 지분 확보 재원을 마련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때는 수년간 꾸준히 주식배당을 통해 총 주식수를 늘려왔는데, 이는 IPO를 앞두고 주식을 분산시켜 공모 과정에 진입장벽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빙그레는 김호연 회장이 지분 36.75%로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제때는 지분 1.99%를 보유한 3대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