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제지업종 호재한솔·무림, 매출 중 수출 비중 절반, 환차익 기대지난해 부진 딛고 올해 실적 개선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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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춤했던 제지업계가 올 들어 고환율 효과에 실적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원·달러 환율인상 효과로 짭짤한 환차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에서다.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5원 오른 13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하며 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이 뛰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건 1990년 환율변동제 도입 이후 지금껏 세 번밖에 없던 일이다.고환율에 근심이 깊은 타 업종과 달리 제지업계는 달러 강세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대개 강달러 현상은 기업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고환율에 따른 수익이 커진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물건을 팔아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오는 환차익을 톡톡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한솔제지와 무림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꼽힌다.환율이 높아지면 원자재 수입 비용도 증가해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면이 있지만, 환차익으로 생기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솔제지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237.3% 늘어난 263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이어 2분기와 3분기 역시 전년 대비 각각 86%, 78%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무림P&P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에서는 무림P&P가 1분기 85억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동기보다는 40% 감소한 수준이나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를 기점으로 2분기, 3분기도 각각 105억원, 75억원의 흑자를 이어갈 것이란 추정이다.이처럼 제지 양강의 호실적이 전망되는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고환율 수혜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제지업계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25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여기에 지난해 말 단행한 판가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는 수출 다변화를 통해 특수지 등에서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매 분기별 영업이익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무림P&P는 올해 전년보다 206% 증가한 35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국내를 비롯한 러시아, 인도, 미국 등 주요국의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어 글로벌 인쇄용지 수요 증가와 함께 2분기 이후 물류비용 감소에 의한 추가적인 수익개선이 기대된다”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