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대비 60% 이상 하락, 심리적 저항선 무너져양호한 실적 대비 신사업 경쟁력 부재 뼈아파목표주가 하향조정, 경영쇄신·혁신 요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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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몇 년째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혁신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19일 종가기준 네이버 주가는 18만2400원, 카카오는 4만8600원에 거래됐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들어 20%가량 떨어졌고, 카카오는 1월 11일 6만1900원까지 오른 뒤 하락세로 전환했다.

    각각 고점 대비 네이버는 60%, 카카오는 70%가량 떨어진 모습이다. 코로나 특수로 인한 비대면 업황 호조로 2021년 네이버는 46만5000원, 카카오는 같은 기간 17만3000원까지 기록한 바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20만원대와 5만원대도 무너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소액주주 수는 전년 대비 20만7270명 줄어든 185만9274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소액주주 수도 9만7451명 줄어든 95만4157명을 나타냈다.

    매년 폭락을 거듭하는 주가와 달리 양사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6% 늘어난 9조6706억원, 영업이익은 14.1% 상승한 1조488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매출은 11.2% 증가한 7조557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6% 감소한 4609억원으로 집계됐다.

    호실적과 달리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수익성 개선 조치가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일부 부진한 사업 부문에 대해 구조조정을 시행한 상태다. 새로운 인력 충원도 보수적인 기조로 돌아서며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서치플랫폼, 카카오는 톡비즈 부문 등 주력 사업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생성형 AI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 X’와 ‘코지피티’ 고도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준에 비하면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모델 개발 수준과 별개로 수익화 부문에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숙제로 남았다.

    주가 반등을 저해하는 외부 요인은 점차 거세지는 추세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가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확전으로 국제정세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거대 야당이 구성되면서 플랫폼법 추진동력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반영하듯 연일 네이버와 카카오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월부터 10여개 증권사에서 네이버 목표주가는 30만원선에서 20만원 중후반대로 내려왔다.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도 대부분 증권사가 8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낮췄다.

    지지부진한 주가와 성장동력 부재로 인해 네이버 및 카카오 주주총회는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네이버 주주들은 혁신이 없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카카오는 경영쇄신을 요구하는 노조의 피켓시위 속 제주도 본사에서 주총을 진행하며 비판을 회피한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양사 대표들은 주총을 통해 성난 주주들을 달래는 한편, 경영쇄신과 혁신을 내걸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주가에 대한)책임을 통감하고 지켜봐달라”며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주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AI 기반 서비스 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