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은행 대출금리 4.85%…전월 수준 유지가계대출 금리 0.1%p↑‧기업대출 0.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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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기업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금리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석달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대출상품의 금리가 오르지 않았지만 신용대출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상품 취급이 늘어난 영향이다.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4월에 본격화한 점을 고려하면 서민들이 느끼는 상환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개월 연속 하락 행진 멈춘 은행 대출금리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전달과 보합 수준인 4.85%를 기록했다.여전히 202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통계의 기준이 된 3월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물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낙관했던 상황이지만, 4월 이후 중동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대출상품 금리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3월 가계대출 금리는 4.50%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전반적인 금리는 하락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신용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 팀장은 “주담대가 줄어들면서 상대적 비중이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3월 신용대출 자체가 늘기도 했다”면서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 축소 등 신용대출에 대해 적극적인 대출 정책을 펼친 영향이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주택담보대출의 경우 3.94%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낮아져 넉달째 하락했다. 2022년 5월(3.90%)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형별로 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91%로 전월과 같았던 반면 변동형 금리는 0.06%포인트 하락한 3.98%를 기록했다. 5개월째 하락세다. 이에 따라 주담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7.5%로 8.1%포인트 하락해 2023년 11월(56.7%) 이후 가장 낮았다.전세자금대출은 전달보다 0.15%포인트 낮아진 3.94%,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0.15%포인트 떨어진 4.49%를 기록했다.기업대출 금리는 4.96%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낮아져 넉달째 하락했다. 다만 하락폭은 전달 (-0.19%포인트)보다 크게 줄었다. 기업규모 별로는 대기업대출인 5.01%로 전달대비 0.10%포인트 낮아졌고, 중소기업대출은 4.93%로 같은 기간 0.0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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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정세 영향에 불안한 4월 대출금리3월 통계에서 일부 반등과 보합 외 숫자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최근 대출금리는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지며 대출상품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최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고정형(혼합형) 상단이 5.64%로 지난 1월말(5.31%)과 비교해 0.3%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변동형 역시 같은 기간 상단 금리가 약 0.1%포인트 올랐다.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기초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3.9%대에 올라섰다. 이달 들어 오름 폭이 0.2%포인트에 달한다. 미국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이 금리 인하는커녕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또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에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국내 채권시장 금리도 상승한 것이다.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 중이지만, 추후 보합이나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화를 지연 반영하기 때문에 은행채보다 뒤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대출금리가 다시 뛸 경우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밀려 최근 경계감이 줄어든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5대 은행의 1분기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0.28%로 1년 전(0.24%)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0.02%포인트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