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상 첫 매출 9조원 돌파… 영업이익은 전년비 ‘반토막’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이후 수익성 악화 영향C커머스 맞선 김범성 의장 “최고의 상품과 가격으로 대응”
  • ▲ ⓒ쿠팡
    ▲ ⓒ쿠팡
    쿠팡이 1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신규 투자와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에 따른 영향이 주효했다. 

    관전 포인트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의 가격이 인상되는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의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맞서 쿠팡도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쿠팡의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318억원(2400만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손실도 같은 해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이런 쿠팡의 수익성 악화는 지난 1월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주효했다. 1분기에 파페치로 인한 영업손실은 1501억원(1억1300만달러)가 반영됐다. 

    파페치를 포함한 쿠팡이츠, 대만, 사업, 파페치 등의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 1분기 매출은 8236억원(6억2000만달러)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어났지만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70억원(1억8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확대됐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고, 파페치 통합으로 인한 영향이다.

    거랍 아난드 CFO는 “파페치가 성장 사업에 편입되면서 성장 사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올해 7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제외하면 쿠팡은 여전히 견조한 성장을 기록 중이다. 파페치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고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전년 대비16% 늘어났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3% 늘어났다. 

    쿠팡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감수한 것은 최근 거세진 C커머스의 성장세를 고려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범성 쿠팡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C커머스의 진출을 보면 한국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 소비자들이 몇 초 만에 다른 쇼핑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며 “우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커머스 진출로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락인’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의지로 풀이된다. 쿠팡이 오는 8월 유료멤버십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이를 위한 재원이다.

    김 의장은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팬 들에게 생중계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제공됐다”며 “무료 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등 와우 멤버십 혜택에 대한 투자를 확대, 올해는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년 만에 약 1조5000억원(40%)가 늘어난 금액을 충성고객 혜택에 쏟아 붓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김 의장은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7조원(130억달러) 규모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서는 지난해 기준 2만1000개 이상의 한국 공급업체가 대만 시장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2024년은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