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고민밀가루 가격 인하 영향 미미 … 국제 유가 및 물류비 상승 우려"밀가루 값만으로 원가 결정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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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밀가루와 설탕 가격 하락을 근거로 가공식품 가격 인하 필요성을 잇달아 언급하면서 식품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일부 하락한 것은 맞지만, 미-이란 무력 갈등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와 환율 등 외부 요인에 대한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조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가격 인하를 공식화한 곳은 많지 않다. CJ제일제당과 삼립, 삼양사 등이 밀가루 가격을 내리면서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등 브랜드 베이커리의 빵과 케이크 일부 제품 가격이 1만원까지 내려갔다.

    문제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다. 미국과 이란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지연되면서 물류비 부담도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일부 원재자 가격이 내려갔지만 물류비나 기타 비용 등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가격을 조정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01달러로 전장보다 8.51%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이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정박 중인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격하게 치솟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원부자재 가격이 내려갔지만, 글로벌 정세로 인한 유가와 운임 비용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이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가격을 낮췄다가 상황이 악화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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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커리 가격에 이어 라면업계도 가격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앞서 3월 4일과 5일 농림축산식품부 실무진은 라면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상황 점검 및 원가 동향 파악을 위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물가 안정에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가격 인하에 동참해달라는 취지의 협조 요청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하는 농식품부가 주요 식품업체를 소집해 회의를 여는 것은 최근 제분·제당업계의 가격 인하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주요 업체를 소집해 이야기를 나누는 만큼 강도 높은 가격 조정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라면 가격은 지난 2023년 전 정부 압박 속에 한 차례 인하한 전례가 있다.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언급하며 라면 업계를 압박해 이후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가 제품 가격을 낮췄다.

    이후 지난해 3월 3월 농심과 오뚜기, 팔도가 라면 가격을 다시 올린 바 있다.

    라면업계는 정부 기조에 공감한다면서도 선듯 가격 인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만으로 전체 원가가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팜유와 전분류, 스프 원료 등 수입 원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