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헬스케어 계열사 중 SK바이오팜 유일하게 'SK AI 서밋' 참석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글래스' 소개환자 뇌파를 AI로 분석해 발작 미리 예측 현재 임상시험 준비 중 … 의료기기 품목허가 획득 목표
  • ▲ 관람객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Zero)'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글래스'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최영찬 기자
    ▲ 관람객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Zero)'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글래스'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최영찬 기자
    SK바이오팜이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뇌전증 치료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뇌전증 환자를 지속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플랫폼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에 출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와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SK그룹이 주최한 'SK AI 서밋 2024'가 개최됐다.

    SK AI 서밋은 그룹 차원에서 매년 열렸는데 올해에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그레그 브로크먼 회장, 라니 보카르 마이크로소프트(MS) 총괄부사장 등이 참석해 글로벌 행사로 확대됐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엔무브, SKC, SK에너지 등이 주축으로 참석한 가운데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헬스케어 계열사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Zero)'와 안경처럼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글래스'를 소개했다. 제로와 제로글래스 모두 의료기기로 개발 중이며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규제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 ▲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와 연동한 스마트워치. ⓒ 최영찬 기자
    ▲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와 연동한 스마트워치. ⓒ 최영찬 기자
    제로는 뇌전증 환자의 뇌파를 AI로 분석해 발작을 미리 예측하고 알려줘 환자와 보호자들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환자마다 발작 패턴이 다른데 AI가 뇌전증 환자별 패턴을 분석해 발작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뿐만 아니라 다른 뇌전증 치료제를 투약한 환자도 제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돼 있다. 따라서 SK바이오팜으로서는 세노바메이트의 경쟁력을 간접비교할 수도 있다.

    발작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하기 위해 제로와 스마트워치간 연동도 추진 중이다. 이날 전시된 스마트워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인데 향후 애플워치 등의 다른 제품에서도 제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 SK바이오팜 AI/DT 수석은 "뇌전증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면 제로 앱을 설치한 보호자의 앱에도 알림 메시지가 나타나 보호자의 대처가 가능해진다"면서 "뇌전증 이외에 수면장애 등의 다른 중추신경계질환(CNS) 환자도 제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을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 ▲ 제로글래스. ⓒ 최영찬 기자
    ▲ 제로글래스. ⓒ 최영찬 기자
    제로글래스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귀 뒤에 부착한 센서에서 흐르는 전극을 통해 뇌파를 분석한다.

    VIP 투어에서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도 제로글래스를 한번 더 들여다봤을 정도로 관람객의 주목을 끌었다.

    SK바이오팜은 이날 공개한 제로글래스 외에도 제로와이어드, 제로이어버드, 제로헤드셋, 제로헤드밴드 등 총 5가지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이들 장치 모두 뇌파와 심전도, 움직임 등의 생체신호를 측정해 뇌전증 발작을 탐지하고 예측하기 위한 의료기기로 개발 중이다.

    이 중 제로글래스와 제로와이어드는 2023년 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CES에서 혁신상(이노베이션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다만 제로와 제로글래스 등이 상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상시험 착수를 준비 중인 상황이어서 제품을 사용하려면 수년은 더 필요할 전망이다.

    박 수석은 "제로글래스 등의 임상시험은 국내와 해외에서 함께 진행할 계획인데 AI 엔진에 대한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 디어젠 공동 창업자였던 신봉근 박사를 AI/DT 추진 태스크포스(TF)장으로 영입했다. 신 TF장은 SK바이오팜의 종합 AI 로드맵을 구축하고 AI 기반 신약개발을 포함한 연구개발 디지털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제로 등을 앞세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이외에도 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허블(HUBLE)'을 보유 중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약물 특성을 분석하고 독성을 검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엑셀 프로그램을 통해 동일 시간 처리할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처럼 허블을 사용하면 화합물 정보를 분석할 때 기존에 한 달 이상 걸릴 것을 일주일 안에 단축시켜줘 신약개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 ▲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첫 번째) 등 VIP들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Zero)'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글래스'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최영찬 기자
    ▲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첫 번째) 등 VIP들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관리 AI 플랫폼 '제로(Zero)'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글래스'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