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류 분위기 달라져, K-뷰티 기지개 주목 K뷰티 소비 회복 노리며 마케팅·인프라 재정비미중 관세 갈등 속 소비 위축 변수 우려도
  • ▲ 중국 인센티브 단체관광객들이 지난해 5월 서울 시내 면세점을 방문해 쇼핑을 하고 있다.ⓒ롯데면세점
    ▲ 중국 인센티브 단체관광객들이 지난해 5월 서울 시내 면세점을 방문해 쇼핑을 하고 있다.ⓒ롯데면세점
    뷰티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데다 중국 노동절 연휴가 소비 회복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완화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중국 전역 영화관에서 정식 개봉됐고, 가수 윤수현은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중 교류 기념 행사에 초청돼 현지 무대에 섰다. 지난달에는 K팝 걸그룹 아이브와 트와이스가 팬사인회를 여는 등 한류 활동 재개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16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이유로 한국의 음악·드라마·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제한한 지 약 9년 만에 다시 문을 여는 모습이다.
  • ▲ 그룹 아이브ⓒ스타쉽엔터테인먼트
    ▲ 그룹 아이브ⓒ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국내 뷰티업계에서는 중국 사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며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들 기업의 대표 브랜드 설화수와 더후는 각각 국내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2015년), 2조원(2018년)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는 꾸준히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제 변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 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오는 5월 중국의 황금연휴인 노동절을 계기로 현지 소비 심리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통상 노동절 연휴를 전후해 쇼핑, 여행 등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여서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의 ‘K-뷰티 수출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2.8%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국이다.

    주요 뷰티 기업들은 다시 한 번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애경산업은 지난달 중국 내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표 MCN 기업 ‘신쉔그룹’(辛选)과 파트너십을 맺고, 라이브 커머스 채널 확대에 나섰다. 콰이쇼우와 더우인(중국판 틱톡) 등을 활용해 왕홍 마케팅과 브랜드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상하이에 연구소, 마케팅, 생산시설을 갖춘 신사옥을 건립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중국 사업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은 ‘더후’ 등 주요 브랜드 리브랜딩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중국인 방한 관광객 증가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 늘어난 1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중국 내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 조짐은 분명 반가운 신호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와 외교 갈등 등 대외 변수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