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 46곳 중 약 10곳 철수 검토 중프레쉬·메이블린뉴욕, 잇따른 매장 철수·사업 종료소비 심리 위축에 국내 명품 매출 성장 둔화 … 생존 전략 변화
  • ▲ 구찌 매장
    ▲ 구찌 매장
    소비 심리 위축이 국내 명품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던 명품 시장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현재 운영 중인 국내 매장 46곳 중 약 10곳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매출 둔화에 따른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구찌뿐만 아니라 로레알코리아가 수입·유통하는 메이블린뉴욕도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며 LVMH의 뷰티 브랜드 프레쉬 역시 이달 국내 사업을 종료할 방침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보복 소비 심리에 힘입어 급성장했던 명품 시장은 팬데믹 이후 소비 트렌드 변화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등 다른 소비 분야로 지출을 분산하면서 명품 소비의 우선순위가 낮아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 규모는 3630억유로(약 538조원)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명품 브랜드들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루이비통, 크리스챤 디올, 셀린느 등을 보유한 LVMH의 지난해 매출은 847억유로로 전년 대비 2% 줄었으고 영업이익은 14% 감소했다. 이 기간 구찌를 운영하는 케링그룹의 매출도 12% 감소한 172억유로, 영업이익은 46% 급감한 25억5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국내 명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2021년 35%에서 지난해 5%로 급감했고,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44.2%에서 6.2%로, 현대백화점은 38.4%에서 11.4%로 축소됐다.

    실제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 4개사에 입점한 15개 명품 브랜드 중 11개 브랜드의 매출이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찌는 26%의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찌코리아는 2020년 10월까지 유한회사였다가 같은 해 11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실적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 정확한 한국 시장 내 매출 현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명품 소비 심리 위축은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준내구재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 기준)는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특히 신발·가방 소비는 8.7%, 의류 소비는 1.7% 줄어들며 소비 둔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명품 시장은 불황 속에서도 강한 가격 정책과 충성 고객층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면서 "최근 소비 심리 위축과 고급 소비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해지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