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총연합회, 국내 77개 광고회사 2024년 취급액 및 인원 현황 조사 결과 발표제일기획·이노션·HSAD 상위 3개사, 전체 광고 물량의 77% 차지… 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중소규모 광고대행사는 폐업, 파산 잇따르며 '위기' 지속업계 불황 속 펜타클, 미쓰윤, 퍼틸레인 성장세 '눈길'
  • ▲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취급액이 전년 대비 3% 성장한 21조461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등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독식 현상이 더욱 심화된 반면 중소규모 대행사들은 매출 감소와 역성장을 겪는 등 광고시장 내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도드라지고 있다. 

    24일 브랜드브리프가 한국광고총연합회의 '광고회사 현황조사'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대 광고회사의 총 취급액은 21조4610억원으로 전년 20조8218억원 대비 약 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취급액은 2020년 이후 매년 두자릿 수 성장세를 보였으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에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였다.

    제일기획(삼성 계열), 이노션(현대차 계열), HSAD(LG 계열), 대홍기획(롯데 계열) 등 대기업 계열 에이전시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1위부터 4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FSN, 플레이디, TBWA코리아, SM C&C, 레오버넷, 차이커뮤니케이션이 차례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 ▲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및 성장률. ©한국광고총연합회
    ▲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및 성장률. ©한국광고총연합회
    제일기획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9조2366억원, 이노션은 6조7717억원(+4%), HSAD는 1조9884억원(+9%), 대홍기획은 9748억원(+4%)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와 광고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성장세를 유지하며 몸집을 키웠다.

    TBWA코리아는 전년 대비 3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9위에서 7위로 올라섰고, 애드쿠아인터랙티브, 부스터즈 등 22개의 광고·마케팅 관련 회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FSN도 같은 기간 30% 성장하며 8위에서 5위로 껑충 뛰었다. 레오버넷과 차이커뮤니케이션은 각각 전년 대비 9%, 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0대 광고회사 순위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플레이디와 SM C&C는 같은 기간 취급액이 각각 -5%, -19% 감소하며 6위와 8위로 전년 대비 한계단씩 밀려났다.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상위 3개사는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21조4610억원의 88.5%를 차지한 것은 물론, '광고회사 현황조사'에 참여한 77개사 전체 취급액 24조6220억원의 약 77%를 차지하는 등 2023년보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지난해 중소규모 광고대행사들은 폐업과 파산 등 크고 작은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한국광고총연합회 측은 "설문에 참여한 회사들 중 3분의 1 가량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상승세를 보인 회사들도 그 폭이 크지 않은것으로 나타났다"며 "설문에 신규로 15개 사가 참여했지만, 기존 회사들이 취급고 공개를 꺼리면서 이탈한 수도 적지 않아 광고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설문에는 지난해 6위에 올랐던 에코마케팅과 10위에 올랐던 그룹엠이 참여하지 않았으며, 디블렌트와 디디비코리아, 디노마드 등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은 광고회사들도 모두 빠졌다. 
  • ▲ 펜타클(좌), 미쓰윤. ©각사
    ▲ 펜타클(좌), 미쓰윤. ©각사
    이처럼 어려운 업계 상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낸 광고회사도 있다. 펜타클은 2023년에도 31% 성장세를 보인데 이어 2024년에도 전년 대비 26% 성장하며 11위에 올랐다. 미쓰윤은 전년 대비 133% 성장하며 2023년 66위에서 2024년 47위로 77개사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웰콤퍼블리시스월드와이드(66%), 비주얼컴(42%), 빅밴드앤코(41%), 엠얼라이언스(39%), 성우A&P(32%), 퍼틸레인(26%) 등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처음 조사에 참여한 스푼은 지난해 7월 대홍기획의 자회사인 엠허브가 스틱인터랙티브와 통합한 곳으로, 15위를 차지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 ▲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국내 vs 해외 광고 취급액 비율. ©한국광고총연합회
    ▲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국내 vs 해외 광고 취급액 비율. ©한국광고총연합회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2024년 국내, 해외 광고 취급액을 살펴보면 국내 7조5229억원(35%), 해외는 13조9380억원(65%)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제일기획 7조940억원, 이노션 5조8370억원, HSAD 9424억원 등 3개사의 해외 광고 취급액이 전체의 99%를 훌쩍 넘는 13조873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계열을 제외한 대부분은 여전히 국내 시장에만 치중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대 광고회사의 매체별 취급액을 보면 디지털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옥외광고(OOH), 프로모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급액의 41%를 차지하는 디지털은 전년도 8조5740억원에서 2024년 8조623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OOH는 6.4%, 프로모션은 9.1% 늘어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인쇄 매체의 경우도 디지털과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비슷한 취급액을 기록했다.

    반면, 지상파TV 광고 취급액은 2023년 3조3043억원에서 올해 3조544억원으로 7.6%가량 감소했고, 라디오는 29억에서 23억으로 18.5% 줄었다.
  • ▲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1인당 취급액. ©한국광고총연합회
    ▲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1인당 취급액. ©한국광고총연합회
    2024년 10대 광고회사의 1인당 취급액은 35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000만원 늘었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 18억1000만원이었던 1인당 취급액은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에 대해 한국광고총연합회는 "10대 광고회사들이 조직개편 단행,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내실 강화에 집중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나 사업 진출, 채용 확대보다는 회사의 존속을 위한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거리가 늘어나도 사람을 뽑기보다는 힘들더라도 지금 시기를 버텨내자는 태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 ▲ 대한민국 77개 광고회사 직무별 인원 현황. ©한국광고총연합회
    ▲ 대한민국 77개 광고회사 직무별 인원 현황. ©한국광고총연합회
    설문에 참여한 77개 광고회사의 직무별 인원 9326명(2025년 2월 1일 기준) 중 기획, 제작, 매체가 전체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AE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대체 가능한 인력은 줄이고, 광고주의 문제 해결을 돕는 플래너, 컨설팅 역할이 강화되면서 기획 직군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광고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보다 우수한 광고전략 및 마케팅 컨설팅 능력을 광고회사 선정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광고총연합회의 '광고회사 현황조사'는 지난 3월 7일부터 3월 24일까지 17일간 국내 주요 광고회사들의 2024년 취급액과 인원 현황 등을 조사한 것으로 총 77개 광고회사가 설문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