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대감에 금융지주사 주가 상승세홍콩H지수 반등도 호재, '7000선' 목전하반기 ELS 만기 시 손실폭 축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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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의 '밸류업 정책' 이슈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주 주가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상품 거래 증가 등으로 인한 실적 개선은 물론 홍콩발(發) ELS 악재도 한층 수그러들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전일 기준 8만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1.87% 오른 것으로 장중에는 8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앞선 21일에는 52주 최고가를 터치하기도 했다. KB금융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0% 이상 올랐으며 올 초 대비로는 50% 이상 상승폭을 키웠다.

    올 초까지만 해도 KB금융 주가는 4~5만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1차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직후 상황이 반전됐다. 1월 말부터 외국인·기관 등 '큰 손' 투자자들의 수급이 활발해지면서 단숨에 8만 원대를 바라보게 됐다.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20% 소폭 하락한 2만8900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들어 장중 5만 원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대비 현재 신한지주의 주가는 5.24% 올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5월 들어 주가는 각각 11.22%, 6.36% 뛰었다.

    금융지주들은 분기 배당을 하고 있는데다 자사주 소각과 매입에도 적극적인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대표 주로 꼽혀왔다. 총선 이후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이며 주가도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밸류업에 다시 불을 지피며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나섰다.

    1분기 호실적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홍콩 ELS 배상금을 충당금으로 쌓아놓았음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영업익은 직전 분기 대비 674% 증가했고, 우리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이 8.2% 줄었지만 전 분기 대비 761% 늘어났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직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한 영업익을 올렸다.

    최근 들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홍콩H지수도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지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만기 도래분부터 손실폭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홍콩 H지수는 전일 기준 6820.97로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44.02포인트(-2.07%) 하락했지만, 지난 1월 기록한 연중 최저점(5001.95)보다 36.3% 높은 수치다. 홍콩 H지수는 중국의 증시 부양책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지난달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연중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지수는 여전히 70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금융권에선 홍콩 H지수 상승세가 이어져 7500선을 넘으면 7월 만기 ELS 상품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만일 지수가 급등해 이달 중으로 8000선을 돌파하고 유지하면 6월 만기 도래분부터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증권가에선 홍콩H지수 상승 여부에 대한 전망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은행권 역시 홍콩H지수 반등을 내심 반기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증시 상황을 살피고 우선적으로 확정 손실 배상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침체가 공급과잉에 의한 구조적인 이슈로 단기에 해소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재정부담에 따라 경기 부양의 수단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어 주식 시장의 상승은 밸류에이션 단기 반등에 머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개선 시그널,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 이구환신 등 경기부양 기대감과 고품질 발전 전략 추진 효과 등이 중화권 증시의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며 "증시 지속 상승에 대한 호재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