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대체 가능한 종이 기반 신소재 개발 집중식품용기부터 자동차 내장재까지… 종이 한계 타파2030년까지 나노셀룰로오스 시장 연평균 19% 성장
  • ▲ 산소와 수분을 차단하는 프로테고 종이컵. ⓒ한솔제지
    ▲ 산소와 수분을 차단하는 프로테고 종이컵. ⓒ한솔제지
    사회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종이 사용이 감소하자 제지업계가 생존을 위한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 가운데 친환경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진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의 소재를 대체할 친환경 원료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철규 한솔제지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제지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으면서 유명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신규 사업 진출을 끊임없이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환경 종이 소재·식품 패키징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하면서 종이 기반의 신소재 제품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강조했다.

    이도균 무림페이퍼 대표 역시 친환경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종이뿐 아닌 여러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을 확대해 소비자가 먼저 찾는 기업이 되겠다”며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 창출 구조를 마련하고 품질경영시스템(QMS)을 고도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한솔과 무림은 종이 원료인 펄프에서 추출하는 친환경 신소재 ‘나노 셀룰로오스’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활용한 관련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이 신소재는 나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분의 1로 쪼개 나노화한 고분자 소재 물질이다. 분자간 결합력이 탁월해 무게는 철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에 달한다.

    특히 이 신소재는 ‘제2의 탄소섬유’로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 활용도가 높고 석유에서 추출하는 탄소 섬유와는 다르게 나무에서 얻는 만큼 친환경적이고 재생 가능한 자원이라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 나노셀룰로오스 관련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 프로테고(Protego)와 친환경 종이 용기 테라바스(Terravas) 등을 앞세워 식품과 제과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협업에 나서고 있다.

    또 무광 폴리우레탄 코팅제 제조업체와 협업해 자동차 내장재와 가구에 적용한 데 이어 이차전지, 화장품, 자동차 소재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무림은 친환경 섬유소재의 저비용 대량 제조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 섬유소재는 고강도 내열성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연내로 바이오매스 함량이 90% 이상인 고투명성 생분해성 산소, 수분 배리어 필름을 위한 첨가제 개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신소재는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무림은 국내 최초로 버려진 옷을 활용한 포장용지 ‘네오코튼TMB’를 개발해 화장품 포장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네오코튼TMB는 헌 옷에서 면섬유들을 분리해 작은 조각으로 분쇄 후 천연 펄프와 혼합해 만든다. 이 포장재는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오휘’에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