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천정부지··· 역대 최고가국내 초콜릿 1위 롯데웰푸드, 내달 인상기후변화로 생산 차질··· 장기화 우려
  • ▲ 가나초콜릿ⓒ연합뉴스
    ▲ 가나초콜릿ⓒ연합뉴스
    국내 1위 초콜릿 업체 롯데웰푸드가 가나초콜릿 등 초콜릿 제품 17종 가격을 내달부터 평균 12% 인상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가격 인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이유다.

    26일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이번 인상은 코코아 시세가 3배 뛰었기 때문이다. 초콜릿이 들어가지 않은 비스킷이나 다른 제품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롯데웰푸드는 애초 이달 1일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협조 요청에 인상 시기를 한 달 늦췄다.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초콜릿 권장소비자가는 1400원으로 200원 오르고 빼빼로는 18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롯데웰푸드는 그동안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에서 심한 원가 압박을 받아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10년 넘게 톤당 2000∼3000달러의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주산지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때문에 지난해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올해 초부터 치솟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뉴욕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이 톤당 1만2000달러에 육박했다가 최근 다소 내려가 지난 23일 현재 8109달러를 보였다. 현재 가격은 올해 초의 두배 수준이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만성적인 투자 부족에 기후변화, 나무 노령화로 작황이 부진했는데 엘니뇨 등 기상 이변과 카카오 병해로 지난해부터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024 시즌 코코아 생산이 전년보다 11% 감소해 공급이 37만4000톤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2∼2023 시즌 공급 부족량은 7만4000톤이었다.

    병해에 걸린 코코아나무를 베어내고 다시 새 나무를 심어 수확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수급 불안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초콜릿 업체들은 초콜릿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 코코아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몬델레즈는 올해 1분기 제품 가격을 약 6% 올렸고 허쉬는 5%가량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코코아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제품 가격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