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롯데마트 “실패율 0%로 줄여라” 특명업계 최초로 수박 선별에 AI 기술 적용‘품질’ 예민한 고객 만족도 높아… 다른 과일로도 확대 적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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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플’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획하는 유통인들을 문은혜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제품 하나, 서비스 하나에 녹아있는 유통인들의 피, 땀, 눈물을 담아봅니다.<편집자주>“수박은 쪼갰을 때 상태가 안좋으면 가장 실망하는 과일 중 하나예요. 롯데마트는 수박만큼은 0.01%의 실패율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사람 손보다 정확한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신한솔 롯데마트∙슈퍼 과일팀 MD)롯데마트∙슈퍼가 대형마트 중에서는 처음으로 수박 판별에 인공지능(AI) 선별기를 도입, 올해 ‘꽝 없는 수박’을 선보였다. 기존에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거쳐 사람의 눈과 손을 통해 최상품을 걸러내던 수박을 이제 AI로 판별해내기 시작한 것이다.사실 전문적인 과일 선별사들이 수박을 직접 선별해도 맛이나 당도 면에서 실패할 확률은 0.01%에 불과하다. 특히나 수박은 속이 비어있거나 당도가 낮으면 고객들의 불만이 많은 과일 중 하나라 이전에도 불량률은 0.01%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실제로 업계에서는 수박 100만통 가운데 100통의 불량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해 “실패율 0%를 만들라”는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이사의 특명이 떨어진 이후 롯데마트 과일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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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년째 ‘수박’을 담당하고 있는 신한솔 롯데마트∙슈퍼 과일팀 MD는 “어떻게 하면 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는 수박을 선별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기 위해 굉장히 많은 선별기 회사와의 미팅은 물론이고 기술센터,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그러던 와중에 찾게 된 방법이 바로 AI 선별기였다.AI 선별기는 기존에 당도와 중량 만을 판별할 수 있었던 비파괴 선별기와 다르게 수박의 밀도를 측정해 맛을 판별한다. 수백 수천통의 수박 데이터를 활용해 롯데마트는 가장 맛있고 이상적인 수박의 밀도를 1000으로 설정했다.
AI 선별기 속 수박의 밀도가 이보다 낮으면 속이 비었거나 덜익었다고 보고, 이보다 높으면 너무 많이 익은 것으로 판단한다.테스트 초기에만 하더라도 수박 1만통 데이터를 기준으로 걸러냈지만 현재는 최소 15만통의 수박 데이터가 쌓인 상황이다.
신 MD는 “이전까지는 단순히 당도 높은 상품만 선별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맛의 데이터를 수집해 단순히 ‘단’ 것과 ‘맛’이 있는 상품을 구별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
현재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팔리는 수박의 20%는 AI가 골라낸 수박들이다. 각종 검수 과정이 추가되다보니 가격은 다른 수박보다 500~1000원 정도가 비싸지만 고객 반응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났다.
아무거나 골라도 실패할 확률에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반응에 힘입어 현재 롯데마트와 슈퍼의 AI 수박 비중은 30%까지 확대된 상황이다.롯데마트는 현재 경상남도 함안에서 생산되는 수박에 선제적으로 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나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에 다른 과일로도 해당 시스템을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각 과일의 특성에 맞은 선별기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더불어 고물가에 과일값이 너무 비싸지지 않도록 생산관리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신 MD는 “AI 선별 기술을 적용한 초기이다 보니 아무래도 로스가 좀 있는 편”이라며 “때문에 애초에 좋은 원물을 사서 자연적으로 로스가 줄어들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신 MD는 “올해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판매하는 수박은 정말 자신있다”며 “두드려보지 않아도, 아무거나 골라도 실패하지 않는 수박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