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주, 25일 대산석유화학단지 정전 사고로 약세 마감‘KRX에너지화학’지수, 이달 6.75% 상승…구성 종목 줄강세트럼프 행정부 에너지 정책·중국 이구환신 정책 등도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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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스탠다드 지수에서의 무더기 편출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국내 석유화학 관련주들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논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다.시장에서는 러-우 전쟁 종전 후 국내 기업들이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의 수혜도 입을 것으로 봤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주요 석유화학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은 희비가 엇갈렸다. 동성케미컬(1.65%)를 비롯한 코오롱인더(0.58%), 삼양사(0.44%), KPX케미칼(0.34%) 등은 상승 마감했다.반면 대한유화는 전장(10만1100원)보다 5.84% 내린 9만52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롯데케미칼(-4.22%) ▲금호석유(-4.03%) ▲SK이노베이션(-3.81%)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정전 사고에 따른 생산 중단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된 영향이다.다만, 이들 종목은 이달 들어 회복세를 보여 왔다. 국내 주요 정유·화학기업들로 구성된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전날까지 6.75% 상승했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수익률 기준 상위 6위 수준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08%)도 넘어섰다.지수 구성 종목 중 주요 석유화학주별로 살펴보면 코로롱인더는 이 기간 23.35%나 급등했고 ▲롯데케미칼(16.90%) ▲애경케미칼(14.49%) ▲금호석유(12.99%) ▲대한유화(10.98%) 등이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밖에 LG화학(7.58%), SK이노베이션(5.02%), 한화솔루션(4.45%) 등도 상승했다.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코스피200에너지화학지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가 10.46% 상승했고 ‘KODEX 에너지화학’과 ‘TIGER 200에너지화학’도 각각 7%, 5.78% 올랐다.앞서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 과잉, 고유가 등으로 지난 수년간 불황이 이어졌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MSCI 한국 스탠다드 지수에서 금호석유, LG화학우, 롯데케미칼 등이 편출되면서 ETF 등 패시브 자금 유출 우려도 커졌다.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트럼프 미 대통령을 중심으로 러-우 전쟁 종식 협상이 급물살을 타자 종전 이후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투자심리도 개선됐다.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한국 석유화학 업체의 생존을 위협한 근본 원인은 공급 과잉, 수요부진, 원가 부담의 삼중고(三重苦) 때문”이라며 “중국이 2022년 러-우 전쟁을 기점으로 배럴당 10~20달러 저렴한 원유를 조달했으며 중국·대만은 약 5% 저렴한 러시아 납사도 구매하면서 한국의 경쟁력은 동북아시아 내에서도 열위였다”고 짚었다.이어 그는 “러-우 종전으로 러시아 제재가 일부·전부 완화될 경우 중국은 더 이상 러시아 원유·납사를 저렴하게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트럼프의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전면 차단 정책도 중국의 원가 우위가 상실되는 또 하나의 근거”라며 “반면, 한국은 과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5~10% 저렴한 러시아 납사를 조달해 원가 경쟁력 회복을 도모해 볼 수 있으며 이는 곧 극도로 낮았던 NCC 가동률 회복을 통한 고정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석유화학 중심 에너지 정책과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정책에 따른 석유화학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한층 강경해진 외교 기조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힘을 주고 있는데, 이는 전통 자원에 대한 수요 회복을 자극하는 한편 값싼 러시아·이란산 원유를 사용하던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가 우위를 약화시킬 전망”이라며 “결국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수록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