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스타트업 육성에 진심… 상생금융 일환 하나금융, 183개 스타트업에 823억원 투자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혁신기업에 아낌없이 지원"
  • ▲ 하나원큐 에자일랩 공간ⓒ하나금융
    ▲ 하나원큐 에자일랩 공간ⓒ하나금융
    # 하나은행은 모바일앱 ‘하나원큐’에 얼굴인식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국내 최초로 금융권에 얼굴인증 기술을 상용화시켰다. 1초 얼굴인증을 통해 은행, 증권, 카드, 보험까지 신속 정확하게 관계사 통합조회가 가능해 금융소비자들의 편리성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통해 선발된 ‘메사쿠어컴퍼니’에 투자하고 협업한 결과다. 메사쿠어컴퍼니는 보안·인증 기술 검증이 까다로운 금융권에서 AI얼굴인식 전문기업으로 레퍼런스를 쌓아오며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DGB대구은행 등 주요 은행에 얼굴인식 기술 보급을 선도 중이다.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키우기'가 한창이다. 

    금융사 자체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대신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상생을 일으키고, 잘 키운 스타트업과 협업관계를 구축해 성장과 수익성, 금융 접근성 등 다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핀테크 활성화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지난 2015년 개소한 이후 현재까지 183개 스타트업에 823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117건은 하나금융그룹 사업과 연계했다. 

    하나금융과 스타트업의 대표 공동사업은 얼굴인증 외에도 다양하다. 하나은행의 인공지능대화형 금융비서인 ‘하이로보’는 애자일앱 투자지원을 받은 ‘마음AI’와 개발 협업으로 완성됐다. 

    빅테이터 기반 부동산 자동평가 시스템 기업인 ‘빅밸류’는 하나은행의 투자를 받아 가치산정이 어려운 부동산 감정가를 산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하나은행 대출심사에 활용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10년차를 맞은 신한금융지주는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스퀘어브릿지와 신한 퓨처스랩을 통합해 신한벤처투자에서 혁신 기술을 발굴하고 투자 중이다. 

    소상공인 대안신용평가와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추진하는 씨즈데이터는 신한금융이 키운 스타트업으로 금융거래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대상 대안신용평가 모델 및 맞춤형 금융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강조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달 말 '신한 퓨처스랩' 환영 행사에서 “신한 퓨처스랩은 스타트업과 사회가 같이 성장하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이라며 “신한금융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그룹의 혁신 의지와 스타트업의 눈부신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이뤄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아낌 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0년간 매년 혁신 스타트업을 선발해 성장 단계별로 다양한 지원하는 ‘KB스타터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총 255개의 스타트업에 2100억원을 투자하고 KB금융 계열사와 312건의 협업을 추진했다. 

    지난 23일에는 ‘KB스타터스 웰컴 데이(Welcome Day)’를 개최해 20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KB금융은 이 기업들과 KB금융 계열사와의 협업, 내·외부 전문가 경영컨설팅, 투자 유치, 채용 지원 등 성장 단계별 다양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베디드 금융 분야에서는 ‘메타로고스’(공모주 투자 서비스), Youth 고객 분야에서는 ‘레몬트리’ (자녀 용돈관리 서비스), 외국인 대상 금융상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는 ‘하이어다이버시티’(외국인 유학생 전용 체류 행정서비스) 등과 협업을 추진한다. 

    AI분야에서는 ‘커먼컴퓨터’(AI 개발 자원공유 네트워크), ‘베슬에이아이’(AI 개발 솔루션), ‘에이엘아이’(AI 기반 LLM 개발) 등 독자적인 AI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진행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KB Innovation HUB센터' 설립 10주년‘ 환영식에서 "KB의 강점인 금융 영역뿐만 아니라 비금융 영역과 신기술 영역에서도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KB스타터스에서 많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직접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혁신기업을 키워 그룹사와 협업하고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상생금융을 불어넣고 금융과 동반상생을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