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 광고 논란 이후 3주 만에 신규 아이패드 프로 광고 선봬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 프로로 만든 3가지 애니메이션 세계 공개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와 최신 기술의 상호작용 강조'크러쉬' 광고 오류 인정하고, 다시 크리에이티비티의 중요성 전달
  • ▲ 애플의 'Worlds Made on iPad' 캠페인. ©Apple
    ▲ 애플의 'Worlds Made on iPad' 캠페인. ©Apple
    기술이 인간의 예술성과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짓밟고 조롱하는 듯한 아이패드 프로(iPad Pro) 광고 영상으로 뭇매를 맞은 애플(Apple)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가장 애플다운 방식으로 사과의 메시지를 건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 광고 캠페인 'Worlds Made on iPad(아이패드로 만든 세계)'를 공개했다. 이 캠페인은 앞서 논란이 된 '크러쉬(Crush)' 광고 이후 약 3주 만에 선보인 신규 아이패드 프로 광고로, 기술과 인간의 결합에 관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 캠페인은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 프로를 사용해 3명의 작가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창조한 3가지 테마의 세계를 한 화면으로 동시에 보여준다.

    초록색 배경의 방 한 가운데 누워있던 배우 소피아 와일리(Sofia Wylie)는 나탈리 라바레(Natalie Labarre) 작가가 만든 '포레스트(Forest)', 진&제이(Jin & Jay) 작가가 만든 '극장(Theatre)', 에릭 레인(Eric Lane) 작가가 만든 '콜로수스(Colossus)' 등 아이패드 프로로 만든 3가지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신비롭고 매혹적인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배경 음악으로는 빌리 레모스(Billy Lemos)와 두아 살레(Dua Saleh)의 몽환적 분위기의 곡 'Concentrate'가 삽입 됐다.
  • 애플은 M4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향상된 기술력을 설명하기 보다,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와 기술이 만나 더욱 아름답고 흥미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감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선 '크러쉬' 광고가 인간의 창작 도구인 피아노와 게임기, 페인트, 모니터, 오디오, TV, 카메라, 인형, 기타, 책 등을 프레스기로 짓눌러 파괴하는 모습을 통해 오직 아이패드 프로의 기능만을 강조했다면, 이번 '아이패드로 만든 세계' 광고는 인간과 최신 기술의 상호작용이 만들어 낸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아이패드 프로가 인간의 예술적인 창작 활동을 위한 이상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그간 크리에이티비티를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지만 이에 반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크러쉬' 광고로 비판을 받자, 신규 광고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한 번 크리에이티비티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가장 애플다운 방식의 사과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이고 세련된 광고 캠페인으로 업계를 선도해 온 애플에게 이번 '크러쉬' 광고 캠페인 논란은 마케팅의 오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광고 내 부적절한 메시지도 문제지만, 지난 2008년 LG전자의 'LG KC910 르누아르' 휴대폰 광고를 베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애플은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를 하고 '크러쉬' 광고를 TV에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마치 '실수를 잊지 말자'는 다짐처럼 '크러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