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리아서 복지부 장관 유일하게 방문한 중소 헬스케어 기업 '눈길'손목 위 스마트워치 사용으로 양 손 모두 자유로워져개인 보유 스마트워치 기기 밴드 교체로 서비스 이용 목표임상시험에 활용돼 데이터의 효율적 관리에 도움B2B넘어 B2C, B2G 영역 확장 계획
  • ▲ 이휘원 인핸드플러스가 AI 기반 복약관리 솔루션이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보이고 있다.ⓒ정상윤 기자
    ▲ 이휘원 인핸드플러스가 AI 기반 복약관리 솔루션이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보이고 있다.ⓒ정상윤 기자
    지난 5월8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바이오코리아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유한양행-존슨앤드존슨-한미약품-에스티팜' 전시 부스를 방문한 이후 국내 중소 헬스케어 기업 부스 한 곳을 찾았다.

    조 장관이 중소 기업 부스 중 유일하게 방문한 이 곳은 바로 AI(인공지능) 기반 복약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개발 중인 '인핸드플러스'의 전시 부스였다.

    얼마나 대단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길래 장관이 다른 기업을 제치고 찾았을까.

    인핸드플러스가 가진 강점과 비전을 들어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유오피스에서 이휘원 대표를 만났다.

    ◆ 양 손 자유, AI 탑재 경쟁력 … 삼성전자서 '엑시노스' 공급받아

    2019년 인핸드플러스를 설립한 이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1988년생인 이 대표는 2007년 포스텍 신소재공학과에 입학했으며 2011년부터 신소재공학과 대학원에서 약물전달 시스템(DDS)을 전공으로 해 석·박사 통합과정을 졸업했다. 박사과정을 마친 뒤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미래전략TF팀과 완제의약품(DP)팀에서 일했다.

    그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찾으려는 노력이 많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디바이스를 고민하다 스마트워치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이나 와이파이에 연결하지 않고도 스스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반 스마트워치는 양 손을 자유롭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메디컬 디바이스 사용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한 손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해야 했다.

    양 손의 자유가 생긴 만큼 고령층이나 어린이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스마트워치 밴드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자체 개발한 행동분석 AI 알고리즘이 분석해 사용자의 복약 여부, 시각 등을 데이터화하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AI 스마트워치 개발을 위해 등록한 특허만도 60여개에 이른다.

    인핸드플러스는 처음에는 중국 스마트워치 기업과 협업을 했지만 두 번째 모델부터는 국내 스마트워치 기업과 손잡고 AI 기반 복약관리 솔루션이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가격 문제로 중국 파트너와 시작했는데 코로나19 등의 이슈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국내 파트너들과 함께하고 있다"면서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삼성전자로부터 '엑시노스' 통신칩도 공급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개인이 보유한 애플워치, 갤럭시워치의 밴드만 교체해도 인핸드플러스의 복약관리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이미 스마트워치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이 복약관리 솔루션을 활용하기 위해 따로 고가의 AI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아서다.

    이 대표는 "밴드에 기술이 집약돼 있는 만큼 시장 확장을 위해 밴드에 복약관리 솔루션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아직 다른 기기에 연동하려면 준비할 것은 많다"고 말했다.
  • ▲ 이휘원 인핸드플러스 대표가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이휘원 인핸드플러스 대표가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복약관리 솔루션을 임상시험에 활용하다

    이 대표는 복약관리 솔루션을 탑재한 스마트워치가 제약바이오 기업에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임상시험에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임상시험 참여자가 정시에, 정량의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임상시험 참여자가 많아 데이터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제때 기록하지 않고 시간이 지난 뒤 일괄적으로 기록을 남기거나 의약품을 복용하지 않고도 복용한 것처럼 기록하는 등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들었다.

    인핸드플러스의 AI 스마트워치는 손목에 착용하기만 하면 카메라를 통해 행동과 시간을 분석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다.

    이에 제약바이오기업이 임상시험 기간 인핸드플러스가 개발 중인 복약관리 솔루션 탑재 스마트워치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 정확도를 높이려 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에 도움을 주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미 샤페론과 이노보테라퓨틱스 등이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에 인핸드플러스의 AI 스마트워치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1위 임상시험 수탁기관(CRO) 씨엔알리서치는 2020년 인핸드플러스의 프리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으며 신약개발에서 AI 스마트워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도 했다.

    인핸드플러스의 AI 행동분석 정확도는 97%에 이르러 신뢰도도 높다.

    이 대표는 AI 스마트워치를 알약이나 주사제뿐만 아니라 연고제 임상시험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이다.

    그는 "연고는 제대로 바르는 게 중요한 데 그동안 이를 추적하기란 만만치 않았다"면서 "스마트워치의 카메라로 연고를 바르는 행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시험에서는 약물 복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손이 떨리는 것과 같은 증상을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회사명인 인핸드플러스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분석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인핸드플러스는 비침습형 혈당 측정 기능에 대한 연구과제를 포스텍과 공동 진행하는 등 스마트워치 활용도를 다양화하는 데에도 공들이고 있다.
  • ▲ 이휘원 인핸드플러스 대표(왼쪽)이 지난 5월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2024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에게 AI 기반 복약관리 솔루션 서비스가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설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이휘원 인핸드플러스 대표(왼쪽)이 지난 5월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2024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에게 AI 기반 복약관리 솔루션 서비스가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설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B2B 넘어 B2C, B2G 영역 확장할 것

    인핸드플러스는 현재 국내외 제약사의 임상시험에 AI 스마트워치를 대여하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보험사들도 AI 스마트워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복약관리를 철저히 해 건강관리를 잘 하면 보험사고 발생 위험을 낮춰 보험사의 손해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 AI 스마트워치가 기여할 기회가 있다"고 했다.

    약 복용시간을 잊어버리기 쉬운 치매환자를 위한 시니어케어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는데 이는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뿐만 아니라 B2G(기업과 정부간 거래) 영역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고령사회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AI 스마트워치가 이들에 대한 관리효율을 높여줄 수 있어 정부 추진 복지사업에 활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2C 영역으로 시장 확장을 위한 외부투자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면서 "하반기 브릿지 투자 유치를 통해 B2C 영역도 공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스마트워치의 생체데이터 모니터기술을 고도화해 최종적으로 디지털치료제를 내놓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트렌드인 AI를 기반으로 '손목 위 주치의'로 나아가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