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스템 이중화로 리스크 최소화자연재해·재난 대비, 친환경성 부각지역사회 협력, 민간 개방 눈길
  • ▲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카카오
    ▲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카카오
    앞서 2022년 화재 사고로 절치부심한 카카오의 첫 데이터센터는 다른 데이터센터들보다 더욱 신경 쓴 부분이 눈에 띄었다. 화재를 비롯한 자연재해와 위험요소로부터 안전할뿐더러, 전력과 물의 활용을 최소화하며 친환경성을 극대화했다. 서비스 중단 사태를 더 이상 겪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센터 곳곳에 반영됐다.

    지난 11일 방문한 안산 데이터센터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도 대운동장 맞은편인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위치했다. 시화호가 부근에 위치한 만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파트 등 거주지역도 반경 2km가량 떨어져 있어 한적함마저 느껴졌다.

    보안 출입절차를 거치며 둘러본 공간은 데이터센터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개방감을 확보했다. 사방이 통창으로 돼있고, 대형 카페에서 볼법한 테이블과 캐릭터 조형물이 놓였다. 운영동과 전산동을 나눠서 건축했기 때문이다.
  • ▲ 종합상황실 전경 ⓒ카카오
    ▲ 종합상황실 전경 ⓒ카카오
    각종 재해에 대비한 설계도 적용됐다. 원자력발전소의 내진설계 기준인 6.5 이상 강진을 견딜 수 있고, 28m/s의 강풍도 견딜수 있도록 대비했다. 홍수 피해로부터 안전하도록 지상 1층을 약 1.8m 높이 설계했고, 시화 방조제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8km 떨어져있어 해일 발생에도 안전하다.

    데이터센터를 둘러보며 처음 찾은 곳은 종합상황실로, 운영동에 위치해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이상 변화가 감지되거나 알람이 울리면 즉각 조치하거나 엔지니어가 현장으로 출동해 대응하게 된다.

    운영동 5층에는 전산동과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인 ‘튜브 게이트’가 있다. 튜브 게이트는 앞뒤를 막은 회전문 같은 방식으로, SF영화에 나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출입을 위해서는 덧신을 신고, 출입카드와 정맥인식을 거쳐야만 전산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
  • ▲ 서버실 전경 ⓒ카카오
    ▲ 서버실 전경 ⓒ카카오
    전산동은 그야말로 모든것이 이중화돼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력과 통신, 냉방을 비롯해 배터리와 UPS실까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모든 부분이 두 배로 돼있다. 통신사로부터 회선이 들어오는 통신룸도 두 개로 나눠져있고, 서버도 분리된 회선을 통해 제공된다.

    곧장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서버실로 이동했다. 서버실은 3층에서 6층까지 층마다 2개씩 총 9개 상면을 갖췄다. 최대 서버 12만대, 랙은 약 4000개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현재는 약 1만대 서버가 입주한 상태다.

    서버실은 소음도 없이 매우 조용했다. 내부 온도는 운영 최적화와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27도로 유지되는데, 생각보다 시원하다고 느껴졌다. 컨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서버에서 발생한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서로 섞이지 않고 차폐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전산동 1층은 화물과 서버 이동을 위한 장소로 별도의 보안검색을 위한 장소가 마련됐다. 같은 1층에 있는 발전기실은 12시간 연속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한다. 한 대당 3000kw 전력을 생성하는 발전기는 ‘N+2’로 구성해 총 12대가 놓였다.
  • ▲ 안산 데이터센터 옥탑 전경 ⓒ카카오
    ▲ 안산 데이터센터 옥탑 전경 ⓒ카카오
    2층에 위치한 UPS(무정전전원장치)실과 배터리실은 전원 공급 중단 시 발전기가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전달하기 위해 가동되는 약 20초동안 전력을 담당한다. UPS실에서도 효율적인 열관리를 위해 서버실에 있는 컨테인먼트 시스템이 설치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상 지하에 배치하는 것과 달리 주요 설비를 모두 지상층에 구축해 침수 가능성에도 대비했다.

    특히 배터리실은 앞서 화재의 원인이 된 만큼 카카오가 중점을 두고 자체 개발한 화재진압 시스템이 구축됐다. 배터리 화재 발생 시 다른 배터리에 확산되거나 공간 자체가 전소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케이지마다 독립적인 화재대응 시스템을 갖췄다. 해당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됐다.

    작동 방식은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감지 시스템이 자동으로 배터리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을 덮어 화재 전이를 막는다. 자동으로 소화 약제가 분사되며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이후 냉각수를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때 발생한 오염수를 별도 처리시설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을 마련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옥상에 위치한 냉방 장비도 이중화된 것이 특징이다. 항온 항습기 유지보수를 할 때도 서버실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추가 설비가 구축됐다. 또한, 옥상과 건물 외벽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연간 1400Mwh 전력을 생성해 자체 전력 활용에 기여한다.
  • ▲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카카오
    ▲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카카오
    냉방 장비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냉각탑 설치 대신 프리쿨링 냉동기를 설치했다. 압축기를 사용하지 않고 공냉식 냉동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다른 데이터센터 대비 약 2%의 물만 가지고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여름만 제외하고는 연간 80% 이상 공냉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전력 절감기술 적용을 통해 총 에너지 사용량은 약 30% 감소됐고, 연간 에너지 비용은 약 31억원까지 절약된다. 연간 30GWh 전력을 절감하면서 탄소 배출량도 약 15%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카카오는 데이터센터를 지역사회에도 개방한다. 운영동 1층과 2층은 민간에 개방되고 한양대 학생들과 산학협력에 활용된다. 하반기에는 안산시민 대상 발전기실과 배터리실 등 전산동 주요 시설에 대한 투어 계획도 마련 중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서비스가 전 국민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어떠한 재해와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만들었다”며 “새로 선보일 서비스와 10년 뒤의 기술과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