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상황은 '점입가경' … 무기한 휴진 선언에 고통 희귀 유전 질환 아이 살리고 싶어 … 매일 눈물로 하소연의사는 자리 지키고 정부는 특단 대책으로 의료공백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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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통이 터져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아이가 아파서 고통받는 이 현실이 너무 괴롭고 두려워 삭발했습니다. 이는 의사들이 파업하지 말고 자리를 지켜달라는 표현입니다. 정부는 의료공백을 막도록 특단의 대책을 꺼내라는 요청입니다."13일 뉴데일리와 만난 하은이 엄마(김정애씨)는 의료대란이 발생한 넉 달동안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진료 정상화를 해달라고 노력했지만 공염불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그가 매일을 읍소한 것은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하은이는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을 앓고 있다. 성장 지연, 정신 지체, 다모증, 골격 및 외모 이상과 같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 유전 질환으로 팔과 손가락 기형 등 중증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이 때문에 친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2001년 입양기관에 보냈다. 김정애씨는 그해 하은이를 입양했고 24년째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가슴으로 품은 자식이지만 부부는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다.그런데 의료대란이 시작되자 어려움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역 대학병원에서는 그간 성실히 치료에 임해줬지만 전공의 부재 탓에 차질이 생겼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하기에 어디든 갔고 호소문을 썼다. 그게 아이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대한의사협회에도 찾아가 전공의 복귀를 요구하며 환자를 살려달라고 했다. 호소문을 보내 임현택 회장을 만 났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약속받았다. 대통령실 앞에도 찾아가 살려달라 호소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도 만나 작금의 사태를 논했다."많이 배우지도, 가진 것도 없는 약자이기 때문에 희귀병을 앓는 아이를 치료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지요. 사람을 살리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라면 최소한 자리는 지켜주는게 옳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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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은 대표자들이 풀고 환자는 살려달라하지만 의대증원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18일 의협 총궐기대회 전후로 중증, 희귀질환자들의 마지막 보루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이 진행될 예정이다. 점차 그 강도가 더 세질 가능성이 크다.강대강 대치 국면에서 희생양이 된 아이가 보호받지 못한 상황이 됐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격해진 감정을 추스르려고 할 때마다 의사들은 파업, 휴진 등 공포의 단어를 꺼내들었고 이는 비수로 꽂혔다."그 낱말을 뱉지 않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생사의 영역에 있는 환자들이 있는데 죽으라는 식의 발언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전공의는 돌아오고 교수는 자리에 남아야 합니다.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대표자들끼리 싸우고 환자는 보살펴주십시오. 볼모로 잡지 마세요."불안감 속에 보낸 시간은 하루가 일년같이 길었고 앞으로도 의료공백이 심화할 것이라는 생각에 결국 눈물을 떨궜다. 환자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길래, 돌아오지 않겠다는 전공의를 위한 투쟁의 의미를 두고 있는지 이해가기 어렵다고 했다."이제는 정부가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의료현장은 참혹하고 치료를 받지 못해 쫓겨나는 환자가 비일비재합니다. 환자들의 울분이 쌓이고 있습니다.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해서든 막아주시길 원합니다."의정 대화를 시작으로 사태 해결을 논하는 것이 우선으로 당장 다음 주부터 예고된 극한의 의료공백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해달라는 하소연이다. 만약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해서라도 환자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막아야 달라고 강조했다."힘이 없는 저이지만 모두에게 고합니다. 환자를 살려주세요. 국가가, 의사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내팽개치지 마시고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약자들부터 생각해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하은이 엄마 김정애씨는 오늘도 정부와 의료계 대표자들에게 "살려달라"는 손편지를 쓰며 의료 정상화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