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개관 이후 운영 노하우 쌓아와종합 부동산 관리업 위해 2022년 신규 법인 P&D 설립사무실 공실률 증가에도 프리미엄 수요는 충분… 입주율 90% ↑
  • ▲ 롯데P&D 설동민 베트남 법인장이 롯데센터 하노이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롯데P&D 설동민 베트남 법인장이 롯데센터 하노이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하노이는 롯데’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롯데는 바로 롯데센터 하노이를 말한다.”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하노이에서 만난 설동민 롯데P&D 법인장은 “지금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오픈하며 지칭하는 곳이 두 군데로 바뀌었지만, 지난 10여년간 하노이에서 롯데를 대표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2014년 9월 문을 연 롯데센터 하노이는 베트남 하노이시 바딘구 54리우자이에 자리 잡은 높이 272미터의 고층 건물이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모티프로 한 외형이 특징으로 현지 대표 명소로 꼽힌다.

    지하 1층은 롯데마트가 입점돼 있으며 지상 1~6층은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피트니스센터, 공유오피스, 사무실, 서비스 레지던스(258세대), 호텔(318실),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2014년 이후 10여년간 롯데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해온 롯데센터 하노이는 또 다른 10년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신규 법인을 통한 종합 부동산 관리업으로의 변화다. 롯데센터 하노이를 벗어나 하노이의 프리미엄 오피스와 거주 타운의 시설과 전반적인 관리를 맡는 매니지먼트 사업이다.
  • ▲ 롯데센터 하노이의 레지던스 시설 내부 전경ⓒ롯데P&G
    ▲ 롯데센터 하노이의 레지던스 시설 내부 전경ⓒ롯데P&G
    롯데P&D는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와 몰을 10여년간 운영하면서 얻은 시설관리 노하우를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2022년 8월 설립한 법인이다.

    롯데센터의 운영 법인은 코랄리스베트남(Coralis Vietnam)이며, 롯데물산은 해당 법인의 모회사인 코랄리스의 대주주다. 롯데물산은 2022년 4월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자산개발로부터 코랄리스 지분 77.5%를 1353억원에 취득했다. 복합 빌딩 운영과 관리 경험이 축적된 롯데물산이 롯데센터를 전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해 롯데물산은 부동산 임대업으로 한정돼있던 사업 영역을 종합 부동산 관리업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설립 이후 롯데P&D는 롯데센터 하노이는 물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대우 스타레이크 빌라 단지를 수주했다.

    설 법인장은 “시설 운영 노하우는 물론 임차인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등 무기로 삼을 만한 것들이 많았다”면서 “이를 활용해 대형 쇼핑몰과 고급 주거단지의 운영은 물론 조경·시설 정비, 임차인을 대신한 임대료 징수, 인테리어 등 부동산 서비스의 수직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 롯데센터 하노이 전경ⓒ롯데물산
    ▲ 롯데센터 하노이 전경ⓒ롯데물산
    현재 롯데P&D는 급변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대도시인 하노이에 주거용 레지던스와 오피스 사무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지난해 A급 사무실의 공실률이 20%를 넘어섰다.

    A급 사무실이란 주요 교통망이 관통하고 경제·거주가 몰려있는 시내 중심지에 위치한 사무실을 뜻한다.

    다만 설 법인장은 이러한 변화가 부동산 시장의 재편을 의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설 법인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전체 사무실 공실률은 제자리를 찾고 있다”면서 “A급 사무실은 오히려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지리적인 조건보다 보안·서비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롯데센터 하노이 오피스와 레지던스의 입주율은 9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 ▲ 설 법인장이 주력 사업인 오피스와 레지던스 사업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설 법인장이 주력 사업인 오피스와 레지던스 사업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롯데센터 하노이의 강점은 보안과 시설이다. 바로 인접한 ‘캐피털 플레이스’의 경우 베트남에서 오피스 객단가가 가장 높은 건물로 알려져있지만 입장을 위한 별도의 카드 키가 필요하지 않아 일반 방문객도 손쉽게 비즈니스 플로워까지 입장할 수 있다.

    반면 롯데센터 하노이의 경우 입주객에만 발급되는 카드 키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며, 해당 카드에 부여된 권한에 따라 해당 층만 이동할 수 있다.

    레지던스 역시 입구 보안이 철저해 내부 부대시설 전체를 입주객만이 이용할 수 있다. 사업적 보안을 특히 중요시하는 한국과 외국 기업의 주재원들이 롯데센터 하노이를 찾는 이유다.

    실제로 전체 한국·중국·일본 고객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시 이 중 82%가 3개월 이상 장기 투숙 고객이다.

    특히 마트와 백화점, 피트니스센터, 루프탑 등 센터 내에서 모든 의식주와 레저 이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크게 작용한다.
  • ▲ 롯데센터 하노이 정상층에 있는 바 'TOP OF HANOI' 전경ⓒ롯데P&D
    ▲ 롯데센터 하노이 정상층에 있는 바 'TOP OF HANOI' 전경ⓒ롯데P&D
    ‘물’의 차이도 크다. 하노이의 상수도는 홍강(瀧紅)에서 취수해 정화해 사용하는데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 석회질을 띠고 있는 물 특성상, 정화를 하더라도 설거지나 빨래를 하면 하얀 얼룩이 남기도 한다. 베트남 국민들은 이런 수돗물에 익숙하지만 외국, 특히나 세계적으로도 깨끗한 상수를 활용하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주재원들은 부담을 느낀다.

    설 법인장은 “롯데는 역삼투압(RO) 정수방식이라고 해서 소금통에 물을 통과시키고 가압해서 불순물을 빼내는 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유일한 단점이 취수량 대비 정화된 물의 양이 적어 낭비가 크다는 것인데, 현재까지는 80%까지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1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외형은 물론 백화점 MD 구성과 지하에 위치한 롯데마트 동선 및 구획의 변화 등이다. 연 평균 20만명이 방문하는 최상증 바인 ‘탑 오브 하노이’의 리뉴얼은 모두 마친 상태다. 점진적인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10년을 맞을 준비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설 법인장은 “10년이 지나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동선이나 편의성 등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어느 층에 가더라도 즐기고 체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