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내달 코스피 2800선 안착 전망…AI 고점 미도달 분석최상목, 상속세 등 각종 세제 개편 언급…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주주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기업 밸류업 인센티브 전망
  •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뉴데일리 퓨처코리아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뉴데일리 퓨처코리아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최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코스피 지수의 7월 전망을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했던 코스피 지수가 추세적 오름세를 지속해 2800선에 안착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각종 세제 문제를 해결할 경우 국내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4곳의 7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평균 2677~2877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일 코스피지수가 2784.06에 마감한 점을 고려하면 최고 3.3%가량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증권사별로 보면 상상인증권이 다음 달 코스피지수 변동 폭을 2650~2900으로 제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 2710~2890 ▲키움증권 2670~2870 ▲현대차증권 2680~2850 등도 7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2800 후반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최근 조정을 받는 데 대해 연초 이후 쉼 없이 달려온 미국 주가지수에 대한 부담과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주 조정 가능성, 인플레이션 재상승,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경기침체 시나리오 등 다각적인 우려 요인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상반기 증시 강세를 주도했던 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증시의 추세적 상승이 아직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800이 고점이 돼 코스피의 또 다른 장기 저항선으로 작용할지, 엔비디아나 미국 증시의 6월 고점이 한동안 보기 어려울 고점이 될 것인지 등과 같은 고민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매크로(거시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주요국 증시의 고점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이 다음 달 10일 열리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자체 AI 전략을 발표하는 등의 이벤트를 고려했을 때 AI 산업 자체의 성장성은 의구심을 유발할 만한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AI 기업) 주가의 고점 여부는 2분기 빅테크 실적 시즌을 치른 후 포지션 베팅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IT하드웨어, 음식료, 조선, 디스플레이 등 환율 수혜와 호실적이 기대되는 종목 위주로 대응할 것을 추천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 또한 "대형 기술주들이 보유한 네트워크 효과는 실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더욱 부각될 수 있다"라며 "해당 효과의 극대화 기대감을 높이는 테마는 AI"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달 올해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관련 세법 개편을 통해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서 "요즘 세제 개편에 상당히 관심이 높은데 어느 것이 제일 시급하냐고 하면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최대주주 할증, 가업상속공제, 유산취득세 전환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와 고민 중"이라며 "전체적인 기본적인 방향은 동의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에 시급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7월 말 세법개정안 마련 때 담으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현재의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변하지 않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 인식이 있다"라며 "시급한 것과 아닌 것을 가려서 의견을 청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이와 더불어 주주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행위에 대한 법인세나 배당소득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등 상법 개정 얘기도 나온다"라며 "기업에서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건설적인 논의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장세와 더불어 각종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될 경우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최근 하반기 코스피 밴드 최상단은 3200선으로 제시했다.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회복과 금리 인하 등 상승 모멘텀이 뚜렷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장은 "국내 기업은 50% 이상이 지배구조 문제"라며 "지배구조 이슈가 선결되지 않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환원책을 조금 강화해서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주주 친화만으로 시장이 12~13배 가기는 어렵다"라며 "실적 장세와 세제개편이 가시화될 경우 전고점 돌파까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