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0.55% 하락한 KRX은행지수, 이틀 만에 5% 급등'맹탕' 정책 비판에 상승세 주춤…政세제 지원 윤곽에 투심 꿈틀하반기 금융주 상승 흐름 기대 커져…트럼프 당선도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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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급등했던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수혜주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맹탕'이라는 실망감에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정책 필수요소로 거론되던 법인세·배당소득세 등 세제 지원의 방향이 공개되자 다시 시장의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KRX은행 지수는 4.73% 올랐다. 지난달 해당 지수가 0.55%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상승이다.
지난 3일 KB금융은 1.44% 상승해 역사적 최고가를 3거래일 연속 새로 썼고, 메리츠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각각 3.79%, 3.23% 급등했다.
이날 오전 10시16분 기준 신한지주(3.72%), KB금융(3.32%), 메리츠금융지주(2.07%), 하나금융지주(2.32%) 등은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는 금융주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 수혜종목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섹터다.
정부가 지난 1월말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고공행진했던 은행주들은 지난 5월 구체적인 지원책이 빠진 가이드라인 발표에 실망감이 커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시장의 실망감은 최근 다시 기대감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주주환원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정부의 세제 개편 방안 발표 영향이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주주 환원 증가분의 일부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추진된다.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증가액의 5%에 대해 법인세를 세액 공제한다.
밸류업 기업에 투자한 주주의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배당 증가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14%에서 9%로 낮춘 세율을 적용한다. 2000만원을 초과한 경우에는 최고세율을 기존 45%에서 25%로 내린다. 상속세 부분에서는 최대주주에게 적용되는 할증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밸류업 기업의 가업상속공제 대상과 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에도 금융주가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에 예정된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안정적인 실적에 따라 상승 모멘텀이 기대돼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실적 창출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수 있다"며 "은행들은 안정적인 실적 창출을 기반으로 자본비율 개선 여력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은 단발성 재료가 아니라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중장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나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금융 사이클 자체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2018년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인 볼커 룰(Volcker rule)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는데 볼커 룰 규제 완화 이후 금융주들의 상승 흐름이 관찰됐다"며 "금융산업 규제 완화는 한국 금융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세제 혜택 내용이 법 개정 사안인 만큼 정부 의지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하인환 연구원은 "주의할 점은 정부의 정책 발표가 그대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도 "밸류업 정책뿐만 아니라 매크로 환경을 함께 고려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현재 매크로 환경을 고려할 경우 은행주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