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경쟁 빠져 고객 놓친 中 알·테·쉬이커머스 업계, 고객만족 분야서 C커머스에 압도적 우위멤버십 혜택 높이고 계열사 연계 대규모 행사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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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고객이었습니다.”이커머스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부터 치열하게 전개된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 업계와 토종 이커머스의 경쟁 과정에서 승부를 가르는 지점이 바로 고객만족이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C커머스의 초저가 공세 속에서도 이커머스 업계가 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던 지점도 여기였다.알리, 테무, 쉬인 등의 C커머스의 성장률이 꺽인 것에는 국내 이커머스의 업계의 반격이 의미있는 천정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계에서 C커머스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연초와 비교했을 때 사뭇 달라졌다. 고물가와 소비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시장 전체의 활기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C커머스에 대한 위기감은 예전보다 크게 낮아졌다.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C커머스가 초저가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크게 잠식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시점에서 그정도의 위협으로 받아드리는 곳은 많지 않다”며 “근본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CS(고객만족)에 대해 투자하며 얻은 노하우를 단기간 내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실제 C커머스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지난 4월 이후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초저가 상품의 유해성과 가품 이슈 등도 컸지만 국내 이커머스의 반격이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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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요 이커머스 업계는 멤버십을 기반으로 ‘락인 효과’를 강화하는 중이다. G마켓은 지난 1일부터 유료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에서 제공되는 할인을 기존 12%에서 15% 할인으로 높이고 할인 조건을 없애는 등 혜택을 강화하고 나섰다. 쿠팡도 지난 3월 ‘와우멤버십’을 대상으로 무료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동시에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과 롯데온은 계열사 연계 할인행사 규모를 키우면서 안정적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여기에는 고객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주효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과 빠르고 편리한 환불은 물론이고 각종 제휴와 협업은 C커머스가 쉽게 쫓아오기 힘든 영역”이라며 “C커머스를 호기심 삼아 이용했던 고객이 다시 돌아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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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의 초저가에 대한 발빠른 대응도 이뤄졌다. 11번가는 지난해 선보인 9900원샵을 통해 가성비 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고 쿠팡은 ‘990특가 카테고리 빅세일’을 통해 초저가 시장을 공략 중이다. 티몬도 ‘만원의 행복’이라는 저가 특화 전문관을 열었다. G마켓은 상품검색 서비스를 개편해 AI기반 최저가 알고리즘을 통한 저렴한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이 때문에 C커머스의 위협이 오히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C커머스가 등장함으로서 위기감을 느낀 이커머스 업계가 오히려 활력을 얻는 이른바 ‘메기효과’다.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어 장거리 운송 할 때도 죽지 않는다는 이론이다.물론 이런 효과가 앞으로도 통용될지는 미지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정부에 3년간 11억달러(약 1조4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C커머스의 공습은 아직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