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STX重 주식 35.05% 취득한 기업결합 신청에 시정조치엔진 부품 안정적 수급 위해 공급거절· 가격인상 금지 등 조건 "국내 조선업 생태계 공정한 경쟁 위한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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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HD한국조선해양와 STX중공업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공정위는 HD한국조선해양가 STX중공업의 주식 35.05%를 취득한 기업결합에 신청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크랭크샤프트(CS))의 공급거절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인상제한, 납기지연금지를 내걸었다.
공정위는 양사 결합이 국내 선박용 엔진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선박-선박용 엔진-CS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HD현대가 선박용 엔진-CS 사업자 STX중공업과 자회사 한국해양크랭크샤프트(KMCS)를 인수하는 결합에 해당한다고 봤다. KMCS는 STX중공업의 자회사로 CS를 생산한다.
공정위는 △CS와 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 △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 △선박용 엔진 및 선박 간 수직결합 △CS 간 수평결합 등 다양한 결합유형에서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했다.
이 가운데 CS와 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의 경쟁제한우려에 대해 주목했다. 결합회사가 한화엔진과 STX엔진(이하 경쟁 엔진사)에게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인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아 엔진을 생산하지 못할 현실적인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거 국내 엔진 제조사들은 크랭크샤프트를 직접 생산하거나(수직계열화) 특정 업체와 전속적 거래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8년 한화엔진(구(舊) HSD엔진)과 두산에너빌리티의 계열관계가 종료되면서 수직계열화된 구조에 변화가 발생했다.
한화엔진이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크랭크샤프트 100%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던 구조에서 20%는 KMCS로부터 공급받는 구조로 변화된 것이다. -
거래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업결합 전에는 KMCS가 한화엔진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거절해 한화엔진이 엔진을 생산하지 못하더라도 한화엔진의 수요가 STX중공업보다는 HD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하면서 KMCS가 한화엔진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거절할 유인이 낮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점유율에 기반한 추정 시 STX중공업으로 7.2%, HD현대중공업으로 92.8% 이동할 것으로 봤다.다만 이번 기업결합으로 STX중공업이 HD현대중공업의 계열회사로 편입되고, 한화엔진의 엔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그 수요는 100% 경쟁자인 결합회사쪽으로 전환, KMCS가 한화엔진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거절할 유인이 증가하게 됐다.이러한 판단에는 한화엔진이 다른 곳에서 크랭크샤프트를 조달하기 쉽지 않은 상황도 고려됐다. 한화엔진의 주 공급처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포화상태에 달했다. 크랭크샤프트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전 주기기의 수주 증가로 크랭크샤프트 생산을 증대시킬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또한 중국산 크랭크샤프트는 품질, 운송비와 납기 안정성 등 측면에서 대체가 쉽지 않고 HD현대중공업은크랭크샤프트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으므로, 한화엔진의 입장에서 KMCS가 유일한 대체공급선이었다. -
KMCS가 결합 후 한화엔진 등 경쟁 엔진사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하더라도 불리한 가격 또는 납기로 공급하게 될 경우, 경쟁 엔진사의 엔진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결합회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 공정위는 판단했다.특히 한화는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現)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조선업에 진출했다. 2024년 HSD엔진(현 한화엔진)을 인수해 선박용 엔진제조업을 수직계열화하면서 조선과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 HD현대중공업의 유력한 경쟁사업자로 등장했다.
공정위는 3년 동안 경쟁 엔진사의 안정적인 크랭크샤프트 수급이 가능하도록 공급거절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인상제한, 납기지연금지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또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에서 선주, 조선사, 엔진 제조사, 크랭크샤프트 제조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10개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30차례)을 듣고, 전원회의 출석을 통한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실히 검토했다.
또 한국해양대학교, 한국선급,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의 관련 전문가 자문을 받는 등 면밀한 심사를 진행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심사는 친환경 엔진 투자 등을 통한 전 세계 엔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결합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되, 경쟁 엔진사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 및 관련 중간재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