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 기준 잘못됐다 판단공정위 '연전연패'에 10년간 이자만 1천억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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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광고를 이유로 현대엘앤씨에 부과한 2억원대 과장금이 법원에서 95% 삭감 조치됐다. 공정당국이 기업에 내린 과징금 처분이 뒤집힌 것이다.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현대엘앤씨의 부당 광고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재산정해 기존보다 약 95% 줄어든 1100만원을 부과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1년 현대엘앤씨에 표시광고법 위반 이유로 과징금 2억500만원을 매겼다.현대엘앤씨는 '창호 교체시 연간 30만원이 절감된다'는 문구로 자사 제품을 과장해 광고했고, 공정당국은 법 위반 행위로 판단해 매출액 1140억원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대리점 자체 수주분 매출을 제외하는 게 맞다며 매출액을 66억원으로 재산정하면서 2억원대의 과장금이 1100만원으로 확 줄게 됐다.공정위가 패소하면 이미 납부된 과징금은 환급해야 한다. 또 국고로 이자(환급가산금)까지 얹어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 공정위의 무리한 '실적쌓기' 제재로 국민 세금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올해만 해도 공정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패소한 사례들이 많다. 지난달에는 SPC그룹이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며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이 대법원에서 전액 취소 판결이 났다.해상운임 담합(962억원 가운데 33억9900만원), 쿠팡의 거래상 우월 지위 남용(32억97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익 편취 혐의(8억원), 지멘스 한국지사 거래상 우월 지위 남용(4억8000만원) 등도 뒤집한 사례다.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과징금 부과 후 소송 패소로 기업에 돌려준 금액은 2015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10년간 1조2597억원, 환급가산금은 1149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환급액이 736억원이다.업계 안팎에선 행정력을 앞세운 공정위의 무리한 기업 손보기 관행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잇단 패소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힘든 경영 환경 속 수십억원의 과징금이라도 맞게 되면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면서 "소송을 하더라도 재판 비용은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등도 타격을 받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