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 '미래 공장 산실'"스톱"… AI로 이상 탐지 → 현장 조치"제조 전 여정 스마트 케어"정대화 원장 "등대공장이 고객의 등대공장을 만들어 드리겠다"
  • ▲ LG전자의 자율주행 이동로봇(AMR).ⓒLG전자
    ▲ LG전자의 자율주행 이동로봇(AMR).ⓒLG전자
    #다관절 로봇 팔이 무작위로 겹쳐 쌓인 부품들 모양을 스스로 인지해 종류별로 구분해 지정된 장소에 쌓는다. 이 과정에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불량 부품을 선별해내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장애물이 등장하면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장애물을 피해 작업을 수행한다.

    #화면을 몇 번 클릭하자 가상의 공장이 새로운 물류 방식으로 바뀐다. 마우스의 버튼을 누른 채 이동하기만 하면 생산시스템을 재설계하고 물류와 레이아웃을 검증해 가장 효율적인 공장 운영 방식을 찾는다. 실제 공장을 가상으로 옮겨놓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 적용됐다.  

    다관절 로봇이 세탁기 부품을 조립하고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공장을 돌아다니며 자동으로 대차를 운반한다. 인공지능(AI)이 학습을 통해 생산 설비의 이상을 탐지하고 즉시 현장 조치에 나선다. 소리와 진동만 들어도 불량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공상과학이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에서는 두뇌가 있는 공장의 모습이 펼쳐졌다. 
  • ▲ LG전자 MM.ⓒLG전자
    ▲ LG전자 MM.ⓒLG전자
    18일 서울에서 한 시간 반가량을 달려 경기도 평택의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를 찾았다. 

    센터는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공간이다. 솔루션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2017년 11월 문을 연 이래 글로벌 빅테크 기업부터 자동차 부품사, 건설 및 중장비 대기업 등을 포함해 6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날 센터 관람에 앞서 만난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LG전자는 해외 공장을 꾸준히 지어왔고 또 매년 라인을 증설하면서 스마트팩토리화를 추진해왔다”면서 “자체적인 생산성 혁신의 대상을 뛰어넘어 하나의 사업으로 가능성을 포착하고 올해부터 본격 육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화 등 인구학적 이슈와 보호무역주의, 리쇼어링 등 지정학적 변수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팩토리 위기 돌파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70년 가까이 축적해온 데이터와 노하우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방문한 SFAC는 크게 A존(ZONE)과 B존으로 구분돼 있다. A존에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전체 공정과 연계한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PRISM 솔루션이다. 생산공장 설계, 검증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기존 공장의 생산성 개선, 증설, 신(新)공장 설계를 돕는다.

    디지털전환(DX)을 통해 설비 가동률을 관리하고 수율을 높이는 솔루션도 전시됐다. 고객들의 요청을 기반으로 구축한 임베디드(Embedded) DX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해당 솔루션은 사람의 개입이 없는 NTO(No Touch Operation)를 기반으로 한 원격 설비 공정·관리 시스템을 지향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정 이상 감지 솔루션이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센서와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생성형 AI 적용 솔루션은 진동과 소음 등을 데이터화해 설비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사전에 조처하도록 돕는다. 또 비전(Vision) 인식으로 불량을 감지해 공정 효율성을 높이기도 한다. 

    B존은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로봇 솔루션으로 꾸며졌다. 이 공간에는 자체 OS를 적용한 로봇 솔루션이 전시됐다. 이들 제품은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로봇자동화 표준 플랫폼인 FLEX RPS(Flexible&Expandable Robotic Production System)이 적용됐다. 자동으로 위치를 보정해 재설치와 준비 시간을 기존 대비 10분의 1가량 감축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자율주행으로 물류, 배송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AMR도 인상적이었다. AMR은 카메라와 레이더, LiDar 등 다양한 센서가 탑재돼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자율주행으로 이동, 작업을 수행한다. 정해진 경로가 아닌 자율주행으로 이동·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빛이 반사되거나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서도 문제없이 스스로 이동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잠깐이나마 살펴본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마치 공장에 두뇌가 이식 된 것 같다는 느낌을 줬다. 과거 스마트팩토리(지능화공장) 솔루션이 특정 구간에서 사람의 일을 돕는 수준에 그쳤던것과 비교하면 비약적 발전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기업간 거래(B2B) 사업의 핵심 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작년 7월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가전 기업’에서 벗어나 ‘스마트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히고 ▲무형(Non-HW) ▲기업간 거래 ▲신사업 등 3대 성장동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2030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서는 2030년 수조원의 매출을 내는게 목표다. 회사는 연말 수주금액 3000억원, 매출 2000억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LG전자의 등대공장이 고객님들의 등대 공장을 만들어드리겠다”면서 “단발성 공급이 아닌 고객 제조 생애주기 전체의 여정을 케어링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의 파트너로 설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전했다. 
  • ▲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정대화 사장(왼쪽)과 송시용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LG전자
    ▲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정대화 사장(왼쪽)과 송시용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