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업계 NFT 잇따라 폐업, 수익성 악화가상자산보호법 ‘NFT 가이드라인’ 논란규제위주 정책 역효과, 신중한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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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NFT(대체 불가능 토큰)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NFT 마켓플레이스와 플랫폼은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1월에는 KT가 운영하던 NFT 플랫폼 ‘민클’이, 4월에는 네이버 NFT 마켓 ‘팔라’가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SOOP(아프리카TV)이 운영하는 ‘AFT마켓’도 8월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마켓플레이스 줄폐업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NFT 시장 하락세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생태계 전반에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수수료를 통한 운영이 불가능해진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인건비 지출 대비 수익화도 제한적”이라고 전했다.해외에서도 NFT 인기는 시들해지는 추세다. 글로벌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는 지난해 11월 구조조정을 통해 50% 인력을 감원했고, NFT 열풍을 대변하는 프로젝트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BAYC)’ 가격은 2년 만에 90% 이상 폭락했다. NFT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슬램이 집계한 2분기 NFT 거래액은 22억4000만 달러(약 3조1035억원)로 전 분기 대비 45% 감소했고, 거래량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다만 NFT 시장 축소세에도 탈중앙화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은 부각되고 있다. 투자와 투기 대상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토큰으로서 NFT의 기술적 효용에 가치를 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최근 도입된 모바일 신분증 기술에는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Decentralized Identifier) 기술이 적용됐다. 정부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공증문서 체계 구축 등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며 기술 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NFT 기술이 블록체인의 핵심 역량인 만큼 향후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NFT 가상자산 가이드라인’은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으로 인정되는 NFT를 발행한 사업자는 신고 의무가 부과된다. 매뉴얼에 따르면 가상자산 판단 여부만 아니라 사업추진 계획서와 대주주 현황 등을 기술해야 한다.가이드라인에 대한 반발로 기업이 자체적으로 NFT의 가상자산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모호한 사례가 많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FT의 가상자산으로서 판단 기준을 정한 것이 사후규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가상자산사업자로 분류되면 관련 조직과 인력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하는 부담이 생겨 신규 사업자 진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규제 위주 정책의 효과성이 담보되지 않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한국 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는 “가상자산으로서 NFT는 글로벌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서 영내 규제로 효과성을 발휘하기는 어렵고,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로서만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불명확한 정의로 사업자와 이용자가 규제의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