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원 스튜디오좋 대표, 브랜드 큐레이션 쇼룸 이구성수서 레터링 강연 펼쳐"브랜드도 다시 찾던 것, 폰트 아닌 레터링… 2000여자 제한 밖에서 뭐든지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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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원 스튜디오좋 대표가 "레터링은 브랜드가 어떠한 이미지로 소비자들과 소통해야 할지 고민할 때, 바로 그 때 필요한 도구"라며 "레터링은 광고의 근본"이라고 강조했다.지난 19일 송재원 스튜디오좋 대표는 무신사가 운영하는 셀렉트숍 29CM가 브랜드 큐레이션 쇼룸 '이구성수'에 오픈한 애플(Apple) 팝업에서 '더 크리에이터스(The Creators)' 무대에 올라 '그 브랜드만을 위한 그 레터링' 세션을 진행했다.스튜디오좋은 빙그레, 삼양라면, 롯데칠성주류의 새로 등 특유의 힙하고 젊은 감성으로 국내 크리에이브 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날 송재원 대표는 그간 작업한 브랜드 레터링들과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놨다.송 대표에 따르면 레터링은 브랜딩과 디자인, 그리고 폰트로 이어지는 하위 구분의 하나다. 폰트가 한국어 기준 2350자가 필요한 대형 작업이라면, 레터링은 그 숫자의 제한 밖에서 자유롭게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다.
- 먼저 그는 브랜드 안에서 레터링을 시작할 것을 조언했다.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레터링이기 때문이다.가령 2020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신규맵 '리빅'을 광고하는 데 쓰인 것도 폰트가 아닌 레터링이다. 당시 배틀그라운드는 영문명으로만 존재했는데, 이와 비슷한 이미지의 한국어 레터링을 고안해 냈다. 아웃사이더의 빠르고 정확한 랩에 맞춰 나오는 자막이 배틀그라운드의 정체성을 담아내고 있다.송재원 대표는 "이후 브랜드에서 사용한 '폰트'가 어떤 것이냐고 물어봤는데, 이는 폰트가 아닌 레터링"이라며 "폰트를 만들면 (모든 글자를) 그 베이스 안에 욱여넣어야 하는데 레터링은 자유롭다. 개성을 드러내고 디자인적 포인트를 주는 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빙그레의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또한 빙그레 로고에 로판(로맨스판타지) 장르를 섞어 만들어졌다. 로판이라는 개념만 무작정 대입하면 근거가 떨어질 수 있지만, 브랜드 로고를 구조로 하고 있어 광고주의 이해도를 높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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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폰트를 만들어 낸 사례도 있다. 60여 년간 이어진 미원의 로고를 모티브로 현대적 재해석을 가해 만든 '미원체'가 대표적이다.'미원체'는 굵고 단단한 줄기를 기본 바탕으로 미원 로고의 가장 큰 특징인 독특한 장식 요소를 반영했다. 특히 한국어 표기에는 없는 '뱡', '좬', '뺃', '쏫' 등 4글자를 지원해 생소한 요리들(뱡뱡몐, 똠양꿍, 느아 팟 남만 허이헷쏫, 카오 나 뺃 등)도 표기할 수 있어 요리에 대한 미원의 진정성을 담았다.송 대표는 "미원의 헤리티지를 담아낸 이 작품을 폰트로만 바라봤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제한 밖에서 노는 것이 너무 당연한 사람이라 폰트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그는 "미원체는 오픈소스로 공개돼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주점 간판이나 식당 메뉴판은 물론 ABC마트의 캠페인에도 이용된 적이 있다"며 "음식 외에도 레트로한 요소로 확장해 커뮤니케이션된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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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의 머쉬룸 와퍼 한글 폰트, 그리고 365mc의 '지방이 레이스' 캠페인에 이용된 폰트도 스튜디오좋의 작품이다.송재원 대표는 "레터링은 광고주들이 브랜드 자산과 연관된 디자인으로 인지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며 "특히 외국어 브랜드에게 한글 폰트는 향후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줄 수 있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모든 콘텐츠를 볼 때 광고라고 생각하고 보면 새로운 교훈을 찾을 수 있다"며 "숏폼 콘텐츠를 보는 것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콘텐츠를 가지고 보라"는 조언을 건넸다.이날 스튜디오좋 세션은 29CM에서 애플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오프라인 팝업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구성수 1층은 아이패드 프로(iPad Pro)로 제작한 일러스트 작품을 전시하고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더 크리에이터스(The Creators)'를 주제로 애플 제품을 활용해 창작활동을 펼치는 여러 크리에이터의 전시와 토크 세션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