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피크아웃 우려에 증시 '출렁'반대매매 규모 100억원대로…증시 조정에 증가 추세당분간 증시 조정 지속 전망…'빚투' 개미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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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랠리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 속에 증시가 조정받고 있다. 높아진 증시 변동성에 빚투(빚내서 주식투자)에 나섰던 국내 투자자들도 애가 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2800선을 회복한 뒤 29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코스피는 지난 7거래일 간 5.4% 급락했다. 코스닥도 5% 넘게 하락하며 700선으로 내려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 증시를 이끌어온 AI 랠리가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진 영향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각) 테슬라, 알파벳 실적 발표 이후 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등 빅테크 7종목)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국내에서도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업종이 약세를 기록했다. 25일에도 빅테크 종목들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영향으로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매출액 등 호실적 발표에도 전일 주가는 오히려 9% 가까이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오전 10시30분 현재도 약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빚투에 나선 개미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반대매매금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2일 110억5800만 원이던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23일 141억1700만 원으로 늘었다.

    반대매매 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선 건 신용융자잔고가 20조 원을 돌파했던 지난 6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4일(937억 원)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00억원대안팎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융자잔고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20조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매매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매수한 주식이 강제 청산되는 것이다.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 주식 가치가 담보 유지 비율 밑으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전날 종가 기준 하한가에 강제 처분한다.

    시장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하락 우려에 순매도가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증시가 조정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재료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다. 내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이에 따라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미국 대선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증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자리에서 정치 리스크 등이 (하락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실적 시즌에서의 실망감이 추가 낙폭을 키우는 형국"이라며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는 충분히 등장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