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0.25%→0.5% 인상 유력…17년 만 최고치'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주목…재발하면 폭락장"강달러 기조 속 캐리 청산은 쉽지 않을 것" 전망도 나와
  • ▲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일본은행 건물 위로 일본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
    ▲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일본은행 건물 위로 일본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
    일본의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일본의 '깜짝' 금리인상 당시 증시가 크게 흔들린 바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되풀이 가능성에 투자자들 이목이 쏠린다.

    일본은행은 24일 정오쯤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25%에서 0.5%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17넌 만 최고 수준 금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 정책위원 9명 중 과반이 1월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주식과 환율 시장이 큰 충격에 빠지지 않아 기존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9일 진행된 일본 중앙은행 지점장 회의에서 올해 임금 인상이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한 점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며 "또 12월 엔 약세 흐름이 재차 불거지면서 수입물가가 다시 상승한 점도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예측과 달리 일본이 금리를 0.25%로 인상함에 따라 다음달인 8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빠르게 이탈하면서 코스피가 8%, 코스닥은 11% 넘게 급락하는 등 국제적으로 증시가 폭락했다. 미국의 고용보고서 부진에 더해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까지 맞물린 것이다.

    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 방식이다. 통상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엔화를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는 현상을 뜻한다.

    다만 이번 금리인상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 움직임인 만큼 지난번과 같은 증시 혼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일본 금리 격차 축소 속도가 느리고 이미 지난해 대부분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지난해 대비 달러가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기존 보유 달러를 엔화로 바꿀 가능성이 적다는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오히려 강달러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 캐리 청산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이 달러 약세에 기여하고 있는 가운데 예정된 일본은행 총재 기자 간담회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원화도 이에 동조하면서 1430원 하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