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세 뚜렷' 삼성전자, 이달 순매수 1위…3조원 넘어서창립 이래 첫 상반기 매출 2조원 돌파한 삼바도 집중 매수'호실적 고배당주' 우리금융지주에도 외국인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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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형 실적주에 주목하며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우선주를 포함해 삼성전자 주식을 3조5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2위 종목은 삼성전자(2조6546억 원)와 삼성전자우(4038억 원)다.

    최근 미국 빅테크 종목들에 대한 거품 우려로 국내 반도체 종목 주가가 롤로코스터를 타는 와중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이는 삼성전자 실적 개선 흐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DS 부문을 포함한 사업 부문별 성적표를 공개한다.

    지난해 15조 원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 잠정 집계 결과 10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외국인들은 2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대거 사들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순매수액은 3628억 원으로, 순매수 목록 3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2조 원을 돌파했고, 2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 넘게 올라 1조1569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하반기에도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중공업(3331억 원)과 LG전자(2282억 원), 삼성전기(2254억 원)도 적극 사들였다. 해당 종목들은 모두 호실적을 거뒀거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6배 이상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매출액 4조8798억 원, 영업이익 2086억 원의 잠정 실적을 집계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4%, 165.7% 증가한 규모다.

    LG전자도 역대 2분기 중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전장(자동차 전자장치·VS) 사업이 동반 성장한 덕분이다.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1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인 약 1조 원을 훌쩍 넘긴 수치다. 

    국내 대표 전자업체들의 2분기 호실적으로 부품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기도 실적 호조가 점쳐진다.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3813억 원, 영업이익 20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4%, 1.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간 고배당주도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7위와 10위 종목은 우리금융지주(1440억 원)와 KT&G(1009억 원)로, 두 종목 모두 전통적인 고배당주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아시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KT&G를 포함한 10개 종목 매수를 권고했다. 모건스탠리는 KT&G의 연간 배당수익률을 6.1%로 예상하면서 향후 주가가 30%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이 9314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7863억 원)보다 18.5%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호실적에 더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행보도 돋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배당 정책 기대감이 큰 밸류업 종목으로 자산을 배분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미 빅테크들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익 가시성이 높은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의 기대가 손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실적 개선과 함께 이익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