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진국 함정 극복한 대표 사례… 투자·기술·혁신 강조무역·투자 위축, 포퓰리즘·공공부채, 기후변화 등 대비해야중소기업 과보호·대기업 옥죄기 우려… 기업 생산성 제고
  • ▲ 1960년~2022년 한국 1인당 GNI 증가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 1960년~2022년 한국 1인당 GNI 증가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세계은행(WB)이 한국을 경제성장 '슈퍼스타'로 표현하며 "한국의 발전사는 개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고 치켜세웠다.

    WB는 1일(현지시간)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 중진국 함정'을 통해 한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 사례로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WB는 1978년부터 매년 개발 협력 관련 보고서를 발간해 정책적 함의를 분석하고 있다.

    WB는 많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진국 함정 극복을 위해서는 투자·기술·혁신 등 3가지가 모두 필요하다는 '3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저소득국 단계에서는 투자 촉진을 통해 성장을 시작하지만, 중진국 단계 이후에는 투자 확대만을 통한 성장은 한계에 부딪힌다는 설명이다. 이에 해외 기술 도입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B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기업가의 열망과 리더십이 만들어 내는 변화라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이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생산성 제고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낡은 제도와 관습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이 부분에서 WB는 한국이 3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1인당 GNI가 1960년 1200달러 이하에서 지난해 3만3000달러 수준으로 급격하게 성장해 '슈퍼스타(Super Star)'가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 경제 발전사는 개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WB는 한국이 금융시장 개방과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기술의 도입이나 연구개발(R&D), 교육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제고했다며 이것이 한국의 성공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 재벌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통해 시장 담합과 지배력 집중을 완화하는 등 경쟁시장을 조성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무역과 투자의 위축, 포퓰리즘과 공공부채의 증가, 기후변화 등은 중진국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할 거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WB는 30년 전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끈 발전 전략을 '기적을 일으키는 것'에 비유했다며 오늘날 중진국은 한국이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50년 만에 달성하더라도 기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진국 정부는 3 전략이 작동할 수 있도록 자원의 효율적 배분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개방 등을 통해 자본을 유입시켜야 하며 고등 기술 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를 제고해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 옥죄기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WB는 이를 방지해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해야 하며 교육 시스템 구축 등으로 인적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사회적 이동성을 제고하는 등 혁신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기후변화가 중진국에 중대한 도전인 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적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탈탄소화나 저탄소 시장 창출, 에너지 효율성 가속화 등을 통해 녹색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